드라큘라 (일러스트 특별판, 양장)
브램 스토커 지음, 페르난도 비센테 그림,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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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마침 이렇게 선물같이 일러스트판으로 나왔다. 2도 인쇄도 너무 맘에 들고 내용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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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량한 차별주의자
김지혜 지음 / 창비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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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량한’의 사전적 정의는 품성이 어질고 착한이고, ‘차별주의자’에 대한 정의는 개인과 개인 사이, 집단과 집단 사이에서 동등하지 못한 대우나 권리를 인정하며 그것을 따르는 사람이라고 한다. 그러니 이 말은 역설적 표현이라기 보다는 형용 모순이다. 그럼에도 갑자기 왜 난데없이 선량한 차별주의자라는 용어를 쓰게 되었을까. 아마도 그 선량한 이란 용어가 일반적으로 우리사회 혐오와 차별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사람과는 반대의 다수의 평범한 사람들을 일컫는 말로 썼는지도 모르겠다. 사회 구조적 차별의 문제를 거론하면서 차별에 무감한 사람들이 갑자기 차별주의자로 소환이 되는 것이다. 물론 저자는 이러한 차별주의자와는 달리 이들은 그럴 의도는 없었지만 차별이 만연한 세상 속에 살다보니 그렇게 된 선량한 시민들의 의식저변에 대하여 이야기 하고 싶었던 것 같다.

많은 분들이 읽은 이 책을 잘 읽었다고 하니 차별에 대하여 인식 전환을 일으킨 것만으로 이 책은 의미가 있는 듯하다. 하지만 나는 선량한과 차별주의자를 엮어 새로운 용어가 나타난 것이 약간은 불편한 마음이 든다. 내용적 측면에서는 구심점이 없이 사실 산만하고 집중이 되지 않았다. 내가 도대체 이 책에서 이해하지 못할 부분이 뭐가 있어서 이렇게 정신이 없나 싶었는데, 무언가 이야기를 하다 말고 전환이 너무 빠르다는 생각을 책을 마치는 순간까지 하게 되었다. 이 책을 다 본 후 ‘이상한 정상가족’을 연이어 보고 있는데 앞문맥과 뒷문맥의 연결이 말끔하지만 선량한 차별주의자는 사실 툭툭 던지는 문장들이 너무 많고 성소수자, 다문화, 장애인, 여성, 인종 등 많은 부분을 섞어 다루다보니 사회의 구조적 측면, 제도적 측면, 인간의 인식적 측면, 교육적 측면 등 구분되어 제시를 하지 않고 있다.

때문에 그래서 어떻게 할 것인가, 생각의 변화와 태도의 변화, 행동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 만큼 이 책이 그 단계마다 깊이를 갖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차별을 금지하는 것이 왜 법으로 제정 될 수밖에 없는지, 그것이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실질적 평등에 이르는 길에 대한 부분을 다루지 않은 것은 아니나 나는 솔직히 기대만큼 아쉬운 부분이 많은 책이었다.

지금까지 의식하지 못하여 저자가 말한 선량한 차별주의자가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일 자체가 향후 어떻게 인간의 행동변화까지 이끌어 내게 될지는 사실 아무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는 이야기를 하였고 그로 인하여 단 한명이라도 변화가 된다면 그것은 매우 좋은 일이다. 그럼에도 우리사회에 뿌리 깊게 박힌 서있는 곳이 달라서 도저히 알 수 없는 사람들에게 많은 것을 바라지는 않는다. 다만 그 일을 한 편에서는 법과 제도로 해결되기를 바라고 그 과정에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법리적 해석과 교육과 인문학적 사고의 향상을 바라는 마음을 저자와 다르지 않다.

인간의 마음을 다루고 싶었다면 우리의 마음을 좀 더 솔직하게 바라볼 수 있도록 깊이 들어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몇 해 전 시설에서 나온 장애인이 원룸에 입주를 하려고 하는데 원룸에 사는 사람들이 자보까지 붙여가며 입주를 막은 일이 있다. 자신의 주거권은 권리이고 타인의 주거권을 막는 것은 무슨 짓인지, 그러나 그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개인적으로는 작가가 지칭한 선량한 차별주의자들을 위해서 글을 썼다면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의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처럼, 조금 간명하게 그렇지만 확실하게 핵심을 이야기를 하는 책이었으면 좋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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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과 모더니즘 - 러시아의 시와 미학
이장욱 지음 / 시간의흐름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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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소설도, 시도 다 좋아한다. 그런 그가 차분히 20세기 혁명의 시기 전후 시인 6명을 중심으로 그 흐름을 이야기한다. 어려운 문학사조의 흐름도 미학의 관점에서 너무도 친절히 잘 풀어낸 소설. 비전공자임에도 문학을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이 책을 보는 즐거움을 맘껏 누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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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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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모토 바나나의 작품을 그동안 한권도 보지 못하였지만 그녀의 유명한 책 몇 권의 제목을 알고 있다. 비교적 빠르게 독서를 시작한게 아니기 때문에 그 시기에 놓친 책을 아직까지 읽지 못한 책들이 많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작가의 '키친'은 꼭 보고 싶었다. 책을 많이 읽은 분께서 요시모토 바나나의 책이 망설여진다고 했을 때 그래도 키친은 꼭 보라고 권하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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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중 주주를 먼저 읽게 되었다. 책을 읽은데 오디오가 들려온다. 일본 드라마 특유의 차분하고 마음을 단정히 하는 그 목소리,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자신이 겪은 이야기를 하고, 주변의 분위기를, 사람의 행동을 차분히 이야기하는 그 목소리.. 주주는 내게 그런책 이었다. 햄버거가 굽는 소리며, 시각적이기도 하면서 상당히 청각적 요소가 강한 그런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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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하고 평온한 일상을 이야기하다가 중간중간 큰 사건을 이야기 할 때 조차 감정의 기복이 나타나질 않는다. 이미 지나온 삶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여서 인지 알 수 없으나 당시에도 그 큰 일을 일상을 살아가면서 겪을 수 있는 일 같이 그렇게 말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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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야기는 신이치의 부인 '유나'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더 확대 된다. 유일하게 소설속에서 무언기 이질적으로 느껴지는 그녀인데.. 그녀가 살면서 겪은 큰 이야기를 듣다보면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살아가고 있음에 감사한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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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소설의 시작부분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무언가 달관한듯 방관하는 듯 하는 어떻게든 되겟지 라고 시작하는 그 글들은 흐르는 물처럼 상처는 제자리에 머무르지 않고 흘러보내는 듯한 그런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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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단막극 같은 소설이었고, 매일 매일 다른 일상을 그렇게 들려주어도 지겨울 것 같지 않은 그런 일상이었다. 가끔 그러한 일상을 들여다 보면, 작은 일이 모여 큰 일을 견디게 해주는 그런 단단함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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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모토 바나나의 대부분의 책들이 이런 책인지 알 수는 없다. 모르긴 해도 긴세월 활동을 하신 작가이신 만큼 그녀의 작품세계 역시 세월을 함께 하고 있을 것이다. 나는 사실은 상당히 극적인 소설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그녀에 대한 편견을 갖고 싶지 않아 아주 천천히 이 책을 읽었다. 단면적으로는 나의 취향을 타는 소설은 아니었음에도 작가의 이러한 글쓰기를 좋아하는 층이 상당히 많으리라는 생각은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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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잔잔하다고 표현은 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글의 톤이 그렇다는 것이지 내용마저 담담한 것은 아니다. 그게 아마도 그녀를 사랑하는 팬들의 마음이 아닐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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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어머니 이야기 세트 - 전4권
김은성 지음 / 애니북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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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어머니는 지금으로부터 13년 전에 돌아가셨다. 책을 읽기 전부터 김영하 작가님께서 웬만하면 눈물을 흘리지 않는 편인데 눈물을 흘렸다는 말씀을 생각하면서 사실 읽기도 전에 벌써 어머니라는 단어 하나만으로 기대감과 동시에 나의 어머니가 곧 동시의 우리의 어머니’, ‘내 어머니의 모든 것이라는 이야기로 들려질 것 같은 이야기는 상상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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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만들어진 이 이야기를 엮어 가는 작가는 어머니(놋새)의 막내딸(은성)이다. 집안의 형제들이 다 시집 장가를 가고 난 후 어머니와 함께 살아본 적 있는 막내딸들이라면 이 이야기가 각별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내게도 그런 시절이 있었다. 한참 성장할 때며 공부할 때는 나 밖에 모르거나 또래들과 어울리느라 엄마와 이야기할 시간이 없었지만 직장생활을 하고 언니들이 결혼하고 난 후 엄마와 사는 동안에는 밤이고 아침이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였다. 그렇지만 지금도 내게 후회로 남은 사실 하나는 젊은 시절 엄마의 이야기를 잘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조금만 더 엄마가 오래 살았더라면 내 어머니의 이야기에서처럼 엄마의 유년시절과 소녀시절에 대해서 좀 더 알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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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 비하여 내 어머니의 이야기에는 지나온 자신의 삶을 이야기해주는 엄마와 그것을 들어주는 딸이 있다. 그 이야기의 시작이 불과 몇 십여 년 전의 이야기가 아니라 어머니(놋새)의 어머니(은성의 할머니) 시절 이야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리고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곳이 바로 남북이 전쟁으로 인하여 갈라기 전 한반도의 북쪽, 물로 유명한 북청에서 살아온 젊은 시절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현재의 남북관계를 생각해 볼 즈음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자연스럽게 우리가 한나라에서 살고 있었던 사람들이었음을 알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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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언제나 집근처의 밭에서 일을 하고 아버지는 좀 더 먼 밭에서 하루 종일 일을 했다는 장면이 이 책에서는 종종 나온다. 그렇게 하루하루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고 자란 아이들은 언니 오빠 동생들 돌보며 성장하는데 특별히 자녀들에게 이래라 저래라 말이 없어도 아이들은 잘 자란다. 어떻게 보면 이 이야기에는 삼대의 이야기가 들려지는 셈인데 할머니와 어머니 그리고 화자인 은성과 은성의 언니 동희 언니의 삶을 자연스럽게 지난 한 세기를 돌아보도록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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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일과 농사일을 같이하는 여인들의 모습은 지금처럼 전업주부의 모습도 아니요. 힘쓰는 일에는 여자들이 일을 못하는 그런 모습들도 아니다. 시골 먼 길 십리 길을 걸어 먹을 것을 가지러 장터를 다녀오는 모습, 어린 시절 고개를 넘어 너머 건너 마을 다녀오신다던 노래가사처럼 이 책을 보다보면 우리네 엄마들이 그렇게 살아온 삶을 아주 자연스럽게 접하게 된다. 은성의 어머니 놋새 또한 어머니(은성할머니)와 함께 하는 시간이 꽤 긴 편인데, 소설 속에서 은성의 할머니가 아파 사경을 헤매고 있을 때 놋새가 열흘 가까이 병간호를 하느라 씻지도 못하고 하는 부분이 나온다. 생각해보면 딸들에게 엄마란 존재는 그저 존재만으로 모든 것이기 때문에 부재의 상황을 쉽게 받아들이진 못한다. 나또한 그러한 경험이 있었기에 이 소설에서 놋새의 이야기를 통해 병원에서 엄마와 보낸 시간을 생각나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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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을 겪기 전 놋새의 어머니 이야기는 시아버지로부터 온갖 궂은 시집살이를 살기는 했지만 시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는 그저 큰 손이고, 여장부다운 면모와 이웃들과 함께 어울리는 모습을 보며, 집안이 점점 일어나는 모습을 통해 뭔가 시원시원한 면도 있다. 그러다보니 놋새의 어머니 이야기에서는 내가 쉬이 상상해보지 못한 그 시절, 그 곳에서 살아온 여인들의 삶의 이야기들을 그대로 볼 수가 있었다. 그래서인지 전쟁 이전 놋새의 어머니의 삶보다는 오히려 일제강점기를 지나기 시작하면서 놋새와 같은 젊은 소녀들의 삶에 위기가 찾아오고, 이후 전시에 북진하고 남하하는 이러한 과정들 속에서 어쩔 수 없이 가족들을 남기고 오는 모습들을 보게 된다. 삼팔선이 그어진 이후에도 경계를 틈타 목숨을 걸고 왔다 갔다 하는 상황을 그들은 전쟁 전에는 한 번도 상상해보지 못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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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가족의 일부는 그 유명한 흥남부두 빅토리아호를 타고 거제도까지 내려오게 되지만 피난을 와서 정착하기까지 놋새-어머님의 삶의 이야기에 집중을 할 수밖에 없었다. 놋새는 남쪽으로 내려온 뒤 정착하기까지 많은 곳을 옮겨 다녔고, 자녀들이 장성하기 전까지.. 한 번도 일을 쉬지 않는다. 놋새가 어린 시절 자신의 어머니가 일을 하러 다닐 때면 놋새와 언니오빠 동생들이 말썽을 필우지 않고 알아서 성장했던 것처럼, 놋새의 아이들 역시 그렇게 어린나이에 폐결핵이 걸려도 혼자 병원을 다니는 모습들을 보면서 그 시절 어린이들과 지금의 어린이의 모습이 사뭇 다르다. 아이들의 아이다움은 내 눈앞에 보여 진 엄마의 피곤과 엄마의 고된 하루하루의 삶, 거친 손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나보다 엄마를 보고 그렇게 성장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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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보면, 3권인지 4권인지 부분에 이런 부분이 나온다. 엄마는 도통 엄마의 몸과 마음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 난 그때 엄마가 엄마 자신에 대해 신경을 쓰는지 쓰지 않는지 알 여력이 없었다...이 부분은 언제나 내가 돌아가신 엄마를 떠올리면 생각나는 부분이었다. 나는 언제나 고생만 하고 이 책속 은성의 엄마 놋새처럼 우리 엄마도 평생 우리 형제들을 키우느라 고생을 하셨는데.. 자신의 삶에 오로지 집중한 시간은 불과 몇 년 되지 않았는데.. 어떻게 그렇게 낙천적으로 살아갈 수 있었는지 언제나 궁금했다. 그것은 정말 타고난 것이었을까? 내게도 가끔 보이는 그런 낙천성을 엄마가 물려준 것일까.. 그런 생각을 했는데 작가님께서 도통 엄마의 몸과 마음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는 부분을 보면서, 그래.. 어쩌면 그게 맞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몸이 아파도 마음이 아파도 거기에 신경을 쓴 것이 아니라 오로지 하루하루 자녀들만을 위해 살아온 그 삶에 대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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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딸들이 이 만화를 보다보면 나처럼 내 어머니의 이야기를 떠올리게 될지도 모르겠다. 어느 시점이 지나면 자녀들은 엄마의 보호를 받던 시절에서 시간이 흐르면서 엄마를 보호해야 하는 시기로 변하게 된다. 그런데 나는 그 기간이 무척이나 짧았다. 아직도 살아계시다는 작가님의 어머님의 이야기.. 그 어머님의 이야기를 듣고 이렇게 책으로 남겨드린 것만으로도 작가님이 얼마나 부러운지 모르겠다. 내 어머니의 모든 것을 알고 기억하고 새겨듣는 일은, 생명이 끝나도 관계는 영원히 지속될 정말 소중한 일인 것이다. 돌아가시기 직전 늘 밤마다 엄마와 이야기했던 시간들이 생각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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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그렇게 나의 개인적인 영역에서도 의미가 있는 책이지만, 지금의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서도 시의 적절한 책이었다. 내게도 여전히 북한은 여전히 미지의 세계이다. 그런데 불과 백여년 전의 그 시절은 그냥 우리 동네의 이웃과 다를 바 없는 사람들이었다. 공동체를 부르짖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하나였던 그 마을의 모습 속에서 공동체의 원형을 보게 된다. 생각보다 읽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엄마를 떠올리게 한 것만으로도 내게는 너무도 충분히 좋았던 책이다. 많은 사람들이 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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