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 악동은 저리 가라

핸드폰 악동 ㅣ 맹&앵 동화책 6
정우택 지음, 서하늘 그림 / 맹앤앵 / 2010년 5월

"어린이날 선물로 무엇을 줄까?" 하고 딸 아이에게 물어보았더니 일초의 망설임도 없이 핸드폰을 사달라고 했다. 중학교 가면 사준다며 달랬다. 나에게는 시계나 다름 없는데 뭐가 저리도 갖고 싶은지. 이 책에 등장하는 천구네 아빠의 마음이 내 마음이다.

하지만 솔직히 까놓고 말해 아이들에게 핸드폰을 사주어야 하는 이유는 참 많다.
며칠 전 모둠끼리 마을을 조사한답시며 3시 30분에 집을 나간 딸 아이가 7시 되어도 돌아오지 않았다. 얼마나 걱정이 되던지.... 내 아이의 동선을 알 수 없으니 정말 불안했다. 핸드폰만 있었더라면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다른 부모들도 나처럼 이런 저런 이유 때문에 아이들에게 핸드폰을 선물하지 않았을까?
그런 부모의 마음을 이용해서 핸드폰을 손에 넣은 녀석들이 이 책의 악동들처럼 하고 있는 것은 아닐지. 우리네 학교 현실이 이 책에서처럼 이렇다면 정말 걱정이다.

무작정 사진을 찍고, 시도 때도 없이 문자를 날리고, 동의 없이 찍은 사진을 아무데나 올리고~
수업이 방해가 될 정도로 휴대폰에 몰두하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접하면서~ 저절로 한숨이 나왔다. 
아이들에게 휴대폰이란~ 무엇일지.
휴대폰 문자로 친구에게 사과하고, 휴대폰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아이들.
이제 휴대폰은 그들의 삶과 하나인지도 모르겠다.
 
무턱대고 막을 것이 아니라 핸드폰 예절을 지키도록 교육시키자는 이 책의 의도가 너무 좋다.
휴대폰 없이 하루살기가 힘든 요즘 아이들과 함께 읽으며 토론해 보는 것도 참 좋을 것 같다.
이 책의 마지막에 꼭 지켜야 할 핸드폰 예절 여덟 가지와 핸드폰 제대로 사용하는 방법에 대한 소개부분 또한 우리 아이들에게 너무 유용하다. 

시 한편 읽고 싶으면 옆에 두세요.

분이네 살구나무 - 교과서에 나오는 동시조와 현대 동시조 모음집
김용희 엮음, 장민정 그림 / 리잼 / 2010년 4월

나는 과연 한국의 시조를 언제 읽어보았더라 기억을 더듬어 보면.....가물가물하다.
홀로서기의 열풍에 사로잡여 시를 외웠던 적은 있었는데... 시조라면 입시준비 외에는 접하는 일이 거의 없었다. 동시조는 말할 것도 없다.

시라 하면 함축적 의미를 찾는 것이다~ 라고 배웠지만 요즘 시는 사실 너무 길다.
우리 딸에게도 시를 지으라고 하면 산문처럼 긴 시를 쓴다.
그것이 잘 못 됐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왠지 시 맛이 나는 시가 그리웠다.

그런 나에게 다가온 분이네 살구나무.

동네서
젤 작은 집
분이네 오막살이

동네서
젤 큰 나무
분이네 살구나무

밤 사이
활짝 펴 올라
대궐보다 덩그렇다.

동시조라고 하면~ 시조가 갖는 느낌상 왠지 우리 옛조상들이나 즐겨쓰고 읽었을 것 같은 선입견으로가득차 있었던 나에게 너무나도 예쁜 동시조가 다가왔다.
우리 시조가 갖는 초장, 중장, 종장 3장 6구를 그대로 갖고 있으면서도 아이의 동심을 그대로 표현하고 있는 동시조.

시조의 형식을 그대로 갖고 있어 짧지만 그 내용이 전혀 부실하지 않고 저절로 외워지는 우리의 전통시조를 만나니 너무 좋았다.
일본의 전통 정형시 하이쿠는 이미 세계화가 되었다는데 그와 유사한 우리의 시조는 국민에게도 외면 받고 있는 현실을 소개한 해설 부분을 보는 순간 우리의 동시조를 더욱 사랑해야 겠다는 의무감마저 든다.
곁들여진 그림 또한 너무나 사랑스럽고 예쁘다.
오늘 이런 멋진 책과 함께여서 너무 행복하다.

시를 쓰기 힘들어하는 딸 아이와 함께 오늘 동시조에 푹 빠지고 싶다.

내아이가 부자가 되는 그날까지

자신만만 경제 박사 - 똑똑한 부자로 만들어 주는 15가지 핵심 경제 이야기 ㅣ 자신만만 시리즈 10
유호선 지음, 구윤미 외 그림 / 아이즐북스 / 2010년 4월

우리 아이들이 즐겨읽는 자신만만 시리즈.
이번에는 경제다.
자칫 어려울 수 있는 경제 이야기를 정말 재미나게 술술 풀어나갔다.

어릴 때부터 경제 교육을 시켜야 한다는 것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어디서 부터 시작해야 될지 몰랐는데 이 책이 첫단추를 채워준것 같다.

우리 아이들이 알아야 할 15가지 경제 이야기.
이야기 속에는 수입과 지출이 무엇인지, 돈을 어떻게 버는 것인지, 과거 물물교환이 얼마나 불편했었는지, 어떻게 물건을 만들고 팔게 되는지, 현명하게 소비하는 방법 등등 꼭 알아야 할 경제 지식들을 친절하게 알려준다.

특히 우리집 녀석들은 까칠 마녀와 신용카드 이야기를 무척좋아했다.
까칠한 마녀가 개구리 눈알을 사야하는데 돈이 없어 쩔쩔매다 카드라는 것을 알게되고~
처음 생긴 카드로 마구 물건을 사 재다 결국은 혼이 났다는 이야기.
돼지 저금통까지 터는 마녀의 얼굴에는 눈물이 뚝뚝 떨어진다.
살 때는 좋았겠지?

요즘 아이들은 "엄마, 돈 없다!" 라고 하면 "엄마 카드 있잖아!" 한다는데 카드도 결국 갚아야 할 빚이라는 것을 이 글을 통해 확실히 알게 된 것 같다.

엄마 입장에서는 뿌렝당뿌야국이라는 이갸기가 참 좋았다.
우리가 왜 세금을 내야하는지 적절한 이야기로 참 잘 설명해 준것 같다.
우리가 낸 세금이 어떻게 쓰여지는지도 자연스럽게 알게되는 이야기다.

15가지 이야기 모두 하나도 버릴 것 없는 정말 알찬 책이다.

과학이 재미있다

과학도둑 1 - 힘과 운동 ㅣ 메이플 스토리 과학도둑 시리즈 1
송도수 글, 양선모 그림, 동아사이언스 감수 / 서울문화사 / 2010년 4월

학습만화가 대세인것 같다.
이제 그 영역이 과학으로까지 확대되었으니 대단할 따름이다.
만화라고 해서 혹시나 하는 의구심으로 읽었던 과학도둑은 재미와 지식 두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게 만들어진 책이었다.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캐릭터 선명한 화면.
너무나도 재미있는 스토리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게 되었고,
함께 딸린 실험 5종키트는 우리집 대박상품이 되었다.

책도 읽기 전에 실험 키트를 만들기에 열을 내던 아이들은 자기들이 만든 원반발사대, 고무줄탱크, 점프머신, 탄성권총 등이 책에 등장할 때면 얼마나 뿌듯하고 신나하는지.
책을 던져주기만 한 엄마의 기분까지 좋게 만들었다.
하지만 주의사항을 무시하고 풀이 마르기 전에 무차별 쏘아된 권총은 구겨져서 못쓰게 되어 버렸다.
만드는 방법과 활용법이 들어있는 홈페이지에서 동영상을 먼저 보고 제작했었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 너무 아쉬운 부분이다.

책 중간 중간에 미로의 궁금타파  과학교실은 자칫 만화책이 간과할 수 있는 학습적인 부분을 보충하기에 충분했고, 아이들이 이해하기에 적절한 설명이 곁들여져 있어 더욱 좋은 것 같다.

과학 특히 물리라고 하면 지레 겁먹고 포기했던 학창시절의 암울한 기억이 있었기에 내 아이들 만은 좀더 쉽게 과학에 접근하게 하고 싶었는데, 그런 엄마의 마음을 정확히 집어낸 책이다.

또한, 과학잡지로 이름이 나 있는 동아사이언스와 공동제작되었다고 하니 더욱 믿음직 스럽다. 좋은 책을 일찍 알게되어서 너무 다행이다.

사진이 보인다.

어? 한자가 보이네! - 아빠 편지에 숨은 신기한 한자를 찾아라!
서동윤 지음 / 살림어린이 / 2010년 3월

어느 책에선가 한반도는 독서의 열풍에 빠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의 어휘 수준이 형편없이 낮다는 글을 읽은 적이있다. 생각하기가 귀찮아 훑어보는 독서만 하는데서 문제점을 찾고 해결방안 중 하나로 제시한것이 한자교육이었다.
하긴 우리말의 70% 이상이 한자에서 유래하고 있으니 국어를 잘하려면 한자를 잘해야 한다는 말은 당연하지 않을까 싶다.
언제 부터인가 한자능력검정 시험은 중학교에 진학하기전 필수 과정처럼 인식되어 있고, 내 아이도 그 수순을 밟고 있다.
한자검정 8급 시험을 보았으니까~
그런데, 시험 위주의 한자책으로 시작한 한자 교육은 아이의 반감만 산 것 같다.
시험이 끝난 후 한자공부를 전혀 하지 않으니 말이다.

이 책은 좀 더 재미있는 한자 책이 없을까 생각하다가 눈에 들어온 책이다.
한자가 보인다니~
한자공부를 생각하고 책을 집어 들었지만 사실 한자 보다는 사진들이 눈에 더 들어온다.
우리 주변에 평범한 것들을 찍은 사진들에서 표정이 느껴진다.
그냥 스쳐 지나가는 모든 것들에게 숨을 불어 넣은 사진들.
그리고, 아빠의 편지들.
아빠의 편지는 아이들을 향한 사랑이 가득 담겨있고,
일상을 좀더 따뜻하게 바라보는 방법을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알려주는 책이다.

웃을 일이 없는 요즘 이 책 한권만 있으면 웃음이 배시시 번지게 될 것 같다.
공부에 지친 아이들에게 평범한 일상에서 얻을 수 있는 즐거움을 함께 나누고 싶다.
더불어 한자 공부까지 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인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