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여름가을겨울

작은 엽서처럼 네게로 갔다. 봉투도 비밀도 없이 전적으로 열린 채. 오후의 장미처럼 벌어져 여름비가 내렸다.나는 네 밑에 있다. 네가 쏟은 커피에 젖은 냅킨처럼 만개의 파란 전구가 마음에 켜진 듯. 가을이 왔다. 내 영혼은 잠옷 차림을 하고서 돌아다닌다. 맨홀뚜껑 위에 쌓인눈을 맨발로 밟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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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런 식으로 말해야 한다. 보르낭이나 지드 혹은빅토르 위고의 단어로 말해서는 안 된다. 내가 삼킬 수있었던 모든 이야기들, 문학, 소설들. 거기 깊은 곳에부모님의 말들이, 수십억 개의 다른 단어들, 노란색 중급 문법 문제, 「리제트』『용감한 영혼들", 녹색 도서관,독서해설, 고전, 『라가르와 미샤르"에 묻혀 있던, 내가피하려 했거나 혹은 의도치 않게 잊어버렸던 그 말들이 사방으로 들어왔다. 나는 처음의 것, 진짜를 되찾을수 없을 것이다. 학교, 책 속의 단어들은 이제 아무 소용없다. 그것은 증발한 말들이며, 눈속임이며, 쓰레기들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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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적으로 일어날 수 없는 것으로 간주되는 기이한 일을기적이라고 한다. 기이한 어떤 현상이 어디에서 발생하거나누구에게 경험될 때 우리는 기적이 일어났다고 말한다. 기적은 일어난다. 기적은 경험된 자에게 기적이다. 기적을 경험하는 자는 기적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은 자이다. 무엇인가를 했다 하더라도, 그가 한 일이 기적을 만든 것은 아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상식적으로 일어날 수 없는 것으로 간주되는 기이한 일이 일어난다. 어느 순간 불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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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르 위고나 폐기처럼 교과 과정에 있는 작가를 공부해 볼까.
구역질이 난다. 그 안에는 나를 위한 것, 내 상황을 위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지금 내가 느끼는 것을 묘사하거나 이 끔찍한 순간이 지나가게끔 도와주는 대목은 한 구절도 없다. 탄생, 결혼, 임종, 모든 상황마다 그에 따른 기도가 존재하지 않는가. 모든 상황에 맞는 구절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 낙태 전문 산파의 집에 갔다가 나온 스무 살의 여자아이를 위한, 그 여자아이가 걸으면서,
침대 위에 몸을 던지면서 생각하는 것에 관해 쓴 구절. 그렇다면나는 읽고 또 읽을 것이다. 책은 그런 일에 대해 침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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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해하지 못했지만, 이것은 『좁은 문』의 조숙한 소년 제롬이 두 살 연상의 알리사를 사랑하기 위해서 사용한방법이었다. "네가 어떤 대상에게 예배 드린다는 걸 알고서,나 역시 그 대상에게 예배를 드리는 건 바로 그 안에서 너를발견하기 위해서라는 생각이 들어." 조숙한 제롬보다 훨씬조숙한 알리사는 그런 예배는 순수하지 않다고 나무란다.제롬의 관심은 순수한 예배가 아니라 알리사의 사랑을 얻는 것이기 때문에, 비록 그곳이 천국이라 해도, 거기서 그녀를 발견하지 못한다면 자기에게는 아무 필요가 없다고 답한다. 그는 자기의 예배가 순수하지 않다는 것을 부정하지 않는데, 그것은 그가 그런 비난을 개의치 않기 때문이다. 그의예배가 순수하지 않다는 것이 곧바로 그가 순수하지 않다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 어떤 순수는 때로 순수하지 않은 행위를 통해 증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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