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송이였어 그 들판에서 자라던 자줏빛 도라지꽃이었어 그래 아직도 살쾡이였어 도시의 검은 밤에 길을 건너던 산돼지였어 먼 사랑이었고 사랑의 그늘이었지 도시 골목의 어느 카페에서 마시던 유자차였고 그리고 웃으면서 헤어지던 옛 노래였지 나는 너에게 묻는다 너는 누구인가, 닫히는 전철문 앞에 서서 먼 구멍으로들어가던 내가 사랑하던 너는 누구인가
빛 속에서 이룰 수 있는 일은 얼마나많았던가 이를테면 시간을 거슬러 가는 일 시간을 거슬러 가서 평행의 우주까지가는 일빛 속에서 이룰 수 없는 일은 얼마나 많았던가 이를테면 시간을 거슬러가서 아무것도 만나지 못하던 일 평행의 우주를 단 한 번도 확인할 수 없던 일
뇌의 관점에서 보면 청각은 뇌의 원초적인 부분에 직접 다다른다.그것이 정서에 강한 영향을 미친다.대뇌번연계와 가장 먼 부분은 눈이다. 눈은 아주 객관적이다.그래서 눈으로 보고 감동하는 경우보다 귀로 듣고 감동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
칸트는 "시간과 공간은 인간 인식의 ‘아프리오리(a priori)‘이다."라고 말했지요. 저는 독일인들이눈과 귀의 감각을 이렇게 이해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는 것이 흥미롭다고 생각했어요.
일본에 돌아와 다시 일상적인 환경에서 영화음악 같은 것을 녹음하다 보면, 스태프가 조금 실망한 표정으로 "어제까지의 그 감각은 뭐였을까요? 제 감성이 어딘가 발달했다고 느꼈는데, 그게아니었어요.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 버렸네요."라고 불평하더군요. 런던에 있던 때의 감성으로 일본에서 작업하려고 해도 안 되는 거예요. 똑같이 음악을 작업하지만 다릅니다. 역시 환경이 감성을 바꿔 놓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