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역시 하나같이 못생긴 얼굴들이었다. 미적인 관점에서가 아니라 인격적인 관점에서, 교양이 땅에 떨어졌음을 알 수 있었고 이들은 더이상 어떠한 믿음도 없이 그게 문제라는 사실도 모른채 싸구려 술안주를 앞에 두고 연예인에 대한 가십을 주고받을 것이다. 하지만 JS는 다른 세상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런 얼굴로 가득한 거리가 아니라, 주어진 능력에 충실하고 양심의 힘을 믿고 가족의 가치를 아는 얼굴이 있을 것이다. 아들의 자리가 그곳임은 말할 것도 없었다.
요즘 밤이면 발코니에 서서 어느 화분을 다른 곳에 보낼까마음을 가늠해보고 있다. 기억이 있는가, 그건 힘써 떠올리고 여러 번 매만져보고 싶은 ‘추억‘ 정도인가,추억하는 마음에는목적이 있는가, 그 목적은 삶을 낫게 만드는가. 물론 마지막에는 역시 나는 생각이 너무나 많다, 생각 호더다. 호더, 하며 발코니나 한번 쓸고 들어올 뿐이지만 한동안 그 질문은 계속될 것 같다.
『인생 연구』에 등장하는 인물들에게 의미가 있다면 그건 이들이 익숙하지 않은 어떤 종류의 만남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이해할수 없고 비인간적이라고 생각되는 이런 만남은 그러나 우리가 크고 변화하는 세계의 일부라는 사실을 자각하게 한다. 고정된 가치를 지키는 일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매순간 생성되는 낯선 세계 속에서 윤리를 발견하고 그것을 지키는 일은 새로운 차원의 도전을 요구한다. 우리는 그러한 순간에 와있다. 우리는 출발하기 위해 여기에 있다.‘작가의 말에서
언젠가 시인은 외로움과 고독의 차이에 대해 저에게 일러준 적이 있습니다. 외로움은 사람들과의 관계 속 소외로 생기는것이고고독은 내가 나를 스스로 소외시킬 때 생기는 것이라고, 외로움에 관해 말할 때 그는 다정했고 고독을 말할 때 그는 단호했습니다. 생각해보면 시인의 시는 늘 다정과 단호 사이에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다만 시인은 어느 극단에도 치우치지 않고 끝없이 이 사이를 오가는 것이고요. 이런 시인의 시간을 기다림이라 말하고 싶습니다. 그는 더 잘 기다리는 사람이 되기 위하여 온전히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것이 시든, 시가 아니든. -박준 시인
나이가 들고 독립해 나온 지 꽤 됐는데도 엄마와 만났다 헤어지는 건 여전히 마음이 스산해지는 일이다. 아무리 사회생활을 해도, 어디 가서 무슨 행세를 하는 사람이 돼도 그치지 않을 분리에 대한 거부감, 혹은 미약한 슬픔 같은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