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경험으론 인생 초년에 중요했던 책을 다시 읽다보면 긴 의자에 누워 정신분석을 받는 느낌이 들 때가꽤 있다.다년간 마음에 품었던 서사가 느닷없이 불려나오면 정신이 번쩍 들도록 심각한 의문점들을 맞닥뜨리기 마련이다. (중략)한데 그래도 또 책을 읽는 동안 바깥 세계는 방울방울내게서 멀어져만 가니 그저 놀랄밖에 이도 저도 다 내착각이었다면, 어떻게 이 책은 아직도 이렇게 내 마음을 사로잡는 걸까?
사랑하는 누군가를 만나고 싶어도 만날 수 없고, 잡으려 해도 잡을 수 없다는 건 얼마나 무망한 일인가. (...)우리를 떠나간 그들은 모두 좋은 곳에서 잘 지내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도 언젠가 그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그들을 걱정시키지 않기 위해서라도, 또 그들을 만나서 해 줄 재미있는 이야깃거리를 만들기 위해서라도우리는 이곳에서 잘 살아야 한다.
외로움이란 도대체 어떤 감정이고, 어떤 상황에서 발생하게 되는 걸까? 외로움을 느낄 때, 마음속에서 어떤 감정과 사고의 물결들이 요동치는 것일까? 사람들은 자신의 외로움을 해결하기위해 어떤 시도나 노력을 하고 있을까?
이 책에서 나는 외로움의 원인을 탐구하고 분석하지 않는다.또 외로움의 문제를 심각한 보건 문제로 바라보고 비판하지도않으며, 역으로 외로움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자기 성찰의 계기로 삼아보라며 권유하지도 않는다.
나는 그들의 솔직한 자기 고백이 다른 이들과의 연결과 공감을위한 애정 어린 헌신이었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외로움의 모양들이 내가 내 친구가 내 이웃이 경험하는 다채로운 외로움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위로하는 데 도움이 될 수있기를 바란다. 이것은 나와 인터뷰한 열두 사람이 자신의 이야기를 어렵게 나누며 희망한 단한가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