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사랑을 갈망했지만 사랑에 붙잡히는 것을 무서워했다. 사랑을 하지 못할까봐 불안해했지만 사랑을 하게 될까 봐 두려워했다. 그는 여성을 사랑하기를 원하고, 원하면서도, 또 원하는 만큼 사랑하지 않기를 원한다. 두 번의 약혼과 파혼 상대였던 펠리체바우어에게 보낸 편지에 그는 그녀 없이는 살 수 없지만 그녀와 함께 살 수도 없다‘는 문장이 머릿속에 떠올랐다고 써보냈다. 비슷한 표현이 그의 다른 글에도 나온다. ‘아버지에게 보낸 편지‘에서 그는 아버지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방법과 관련된 주제로 결혼을 언급하면서 ‘감옥에 갇힌 죄수‘의이중적인 욕망의 딜레마에 대해 이야기한다. 죄수는 탈옥을해서 감옥 밖에서 새로운 삶을 살고 싶은 욕망을 가지고 있지만, 동시에 감옥을 잘 개조해서 그 안에서 살고 싶은 욕망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두 개의 욕망은 충돌한다. 감옥에서 나가려고 하면 개조해서 살려는 욕망이, 개조해서 살려고 하면 탈옥의 욕망이 맞선다. 그는 나가지도 못하고 개조하지도 못한다. 그는 온통 그녀 생각에 사로잡혀 지내면서도 그녀를 사랑하게 될까 봐 두려워한다. 그것이 카프카의난처한 심리적 포지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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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덮친다. 어느 순간 사랑은 문득 당신 속으로 들어오고, 그러면 당신은 도리 없이 사랑을 품은 자가 된다. 사랑과함께 사랑을 따라 사는 자가 된다. 사랑하는 자는 자기 속으로 들어와 살기 시작하는 어떤 사람, 즉사랑을 속수무책으로 겪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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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숲 속에서 홀연 파파야 한 묶음을 들고 침팬지 한 마리가 나타났다. 지는 해를 발견한 그 침팬지는 쥐고 있던 파파야를 슬그머니 내려놓더니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노을을 15분 동안이나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해가 완전히 사라지자 터덜터덜 숲으로 돌아갔다. 땅에 내려놓은 파파야는 까맣게 잊은 채. 침팬지의 삶도 피안의 순간에는 까마득한 저 영원의 바깥으로 이어지는가? 그 순간에는 그도 생명 유지에 필요한 먹을 것 그 이상의 무언가를 찾고 있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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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렇게 명당조차도 병든 땅을 명당이라고 얘길 한다면, 풍수에서 아름다움이라는 게 도대체 뭘까?
아무래도 조금 모자라는 것이 아름다움의 본질이 아닐까, 땅의 아픈곳, 그것을 고치려는 시도가 자생풍수의 기본 사상이라고 말씀드렸는데, 이렇게 아름답다고 느끼는 정감 뒤에는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의 시선, 뭔가 부족한 것을 채워가려는 정성, 뭐, 이런 연민의 정이 뒤에 깔린게 아니냐, 감춰져 있는 게 아니냐,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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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지구에서 인간이 멸종한다면 그간 인간이 아름답다 여겨왔던대상의 그 아름다움도 다 사라지고 마는 것이다. 즉, ‘아름다움‘이란인간의 생존과 번식의 세월 동안, 인간에게 유용함을 끼친 대상에 붙인 이름일 뿐, 인간과 무관한 본질적인 ‘아름다움‘은 존재하지 않는다. 아름다움에 대한 이러한 과학적 통찰은, 그것이 개인의 주관적 해석이어서가 아니라 객관적인 증거에 의해 뒷받침되는 진실이기에,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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