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사랑을 갈망했지만 사랑에 붙잡히는 것을 무서워했다. 사랑을 하지 못할까봐 불안해했지만 사랑을 하게 될까 봐 두려워했다. 그는 여성을 사랑하기를 원하고, 원하면서도, 또 원하는 만큼 사랑하지 않기를 원한다. 두 번의 약혼과 파혼 상대였던 펠리체바우어에게 보낸 편지에 그는 그녀 없이는 살 수 없지만 그녀와 함께 살 수도 없다‘는 문장이 머릿속에 떠올랐다고 써보냈다. 비슷한 표현이 그의 다른 글에도 나온다. ‘아버지에게 보낸 편지‘에서 그는 아버지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방법과 관련된 주제로 결혼을 언급하면서 ‘감옥에 갇힌 죄수‘의이중적인 욕망의 딜레마에 대해 이야기한다. 죄수는 탈옥을해서 감옥 밖에서 새로운 삶을 살고 싶은 욕망을 가지고 있지만, 동시에 감옥을 잘 개조해서 그 안에서 살고 싶은 욕망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두 개의 욕망은 충돌한다. 감옥에서 나가려고 하면 개조해서 살려는 욕망이, 개조해서 살려고 하면 탈옥의 욕망이 맞선다. 그는 나가지도 못하고 개조하지도 못한다. 그는 온통 그녀 생각에 사로잡혀 지내면서도 그녀를 사랑하게 될까 봐 두려워한다. 그것이 카프카의난처한 심리적 포지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