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다리꼴의 긴 두 변은 서로를 향해서 기울어 있을 뿐 서로 만나지는 않는데, 그 결과 관객은 미처 궤도의 끝까지 가지 못하고 그중간쯤 머물게 된다. 관객들이 다다르고자 하는 종착지처럼, 소실점은 캔버스를 벗어나 그림의 바깥쪽 어딘가, 실재하지 않고 이해할 수도 없는 공간에 존재한다. 다이너는 그 옆을 지나치는 게 누구든 - 여기서는 우리가 된다 그 여정을 방해하는 빛의 고도다. 어쩌면 이렇게 방해받는 것이 구제되는 길일지도 모른다. 소실점은두 개의 선이 수렴하여 만나는 곳일 뿐만 아니라 여정이 끝나는 지점, 우리가 존재하기를 멈추는 곳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