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어디로 들어와, 물으면 어디로든 들어와, 대답하는 사슴벌레의 말 속에는 들어오면 들어오는 거지, 어디로든 들어왔다, 어쩔래?하는 식의 무서운 강요와 칼같은 차단이 숨어 있었다. 어떤 필연이든, 아무리 가슴 아픈 필연이라 할지라도 가차없이 직면하고 수용하게 만드는 잔인한 간명이 ‘든‘이라는 한 글자 속에 쐐기처럼 박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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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카 ㅡ변신

매일같이 여행이다. 
여행하는 고역이 있고,
기차 연결에 대한 걱정이 있고, 
식사가 불규칙하고,
사람들이 항상 바뀌고, 
그들과의 관계는
지속적일 수가 없으며
또 진실한 것일 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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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파울즈 "프랑스 중위의 여자"
도시의 냉혹한 심장으로 끌려들어간 
인생이, 아무리 불충분하고 덧없고 
절망적이라 할지라도
우리는 그 인생을 견뎌내야 한다. 
그리고 인생의 강물은 흘러간다.
다시 바다로, 
사람들을 떼어놓는 바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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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나이 고작 열다섯!」지하철을 고치다가, 자동차를 만들다가, 뷔페 음식점에서수프를 끓이다가, 콜센터에서 전화를 받다가, 생수를 포장·운반하다가, 햄을 만들다가, 승강기를 수리하다가….
그러니까 우리가 먹고 마시고 이용하는 모든 일상 영역에 ‘알지 못하는 아이의 죽음‘의 흔적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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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선여정(不宣餘情)

쓸 말은 많으나 다 쓰지 못한다 하였습니다 편지 말미에 덧붙이는 다 오르지 못한 계단이라 하였습니다 꿈에 돋는 소름 같고 입에 돋는 혓바늘 같고 물낯에 돋는 눈빛같이 미처 다스리지 못한 파문이라 하였습니다 나비의 두 날개를 하나로 접는 일이라 하였습니다 마음이 마음을 안아 겹이라든가 그늘을 새기고 아침마다 다른 빛깔을 펼쳐내던 두 날개, 다 펄럭였다면 눈멀고 숨 멎어 돌이되었을 거라 하였습니다 샛길 들목에서 점방(店房)처럼 저무는 일이라 하였습니다 봉인된 후에도 노을을 노을이게 하고 어둠을 어둠이게하는 하염총총 하염총총, 수북한 바람을 때늦은 바람이게 하는 지평선의 목메임이라 하였습니다 때가 깊고 숨이 깊고 정이 깊습니다 밤새 낙엽이 받아낸아침 서리가 소금처럼 피었습니다 갈바람도 주저앉아 불선여정 불선여정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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