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연구』에 등장하는 인물들에게 의미가 있다면 그건 이들이 익숙하지 않은 어떤 종류의 만남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이해할수 없고 비인간적이라고 생각되는 이런 만남은 그러나 우리가 크고 변화하는 세계의 일부라는 사실을 자각하게 한다. 고정된 가치를 지키는 일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매순간 생성되는 낯선 세계 속에서 윤리를 발견하고 그것을 지키는 일은 새로운 차원의 도전을 요구한다. 우리는 그러한 순간에 와있다. 우리는 출발하기 위해 여기에 있다.
‘작가의 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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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시인은 외로움과 고독의 차이에 대해 저에게 일러준 적이 있습니다. 외로움은 사람들과의 관계 속 소외로 생기는것이고고독은 내가 나를 스스로 소외시킬 때 생기는 것이라고, 외로움에 관해 말할 때 그는 다정했고 고독을 말할 때 그는 단호했습니다. 생각해보면 시인의 시는 늘 다정과 단호 사이에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다만 시인은 어느 극단에도 치우치지 않고 끝없이 이 사이를 오가는 것이고요. 이런 시인의 시간을 기다림이라 말하고 싶습니다. 그는 더 잘 기다리는 사람이 되기 위하여 온전히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것이 시든, 시가 아니든. -박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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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고 독립해 나온 지 꽤 됐는데도 엄마와 만났다 헤어지는 건 여전히 마음이 스산해지는 일이다. 아무리 사회생활을 해도, 어디 가서 무슨 행세를 하는 사람이 돼도 그치지 않을 분리에 대한 거부감, 혹은 미약한 슬픔 같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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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난 나는
웃는 얼굴을 잊을 수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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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노래입니다

그냥 배울 수는 없고요
보고 배워야 가능합니다

저는 많이 보고 있어요

- 사운드북」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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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지나 멜라노크리숨은 다른 생장점들에 새순을 내기 시작했다. 아기 손톱만한 새순에 싱그러운 연둣빛이 돌자 내 마음은 불이 탁 켜진 듯 환하게 밝아졌다. 대화가 통한 기분이었다. 가위질과 물 주기 그리고 햇볕 쬐어주기로 구성된 이 대화의 결과가 다른 방향 으로의 성장이라는 점이 반가웠다. 속은텅 빈 채 외피만 늘리는 건 결국 스스로를 위하는 일이 아니라는 내 진심을 식물이 받아들인 것 같았다. 그렇다면 이제 식물을 통해 확인하게 된 그 진실을 내 삶에 적용시키면 될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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