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지나 멜라노크리숨은 다른 생장점들에 새순을 내기 시작했다. 아기 손톱만한 새순에 싱그러운 연둣빛이 돌자 내 마음은 불이 탁 켜진 듯 환하게 밝아졌다. 대화가 통한 기분이었다. 가위질과 물 주기 그리고 햇볕 쬐어주기로 구성된 이 대화의 결과가 다른 방향 으로의 성장이라는 점이 반가웠다. 속은텅 빈 채 외피만 늘리는 건 결국 스스로를 위하는 일이 아니라는 내 진심을 식물이 받아들인 것 같았다. 그렇다면 이제 식물을 통해 확인하게 된 그 진실을 내 삶에 적용시키면 될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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