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도 우정도 실은 번갈아가며 아기가 되는 일인지도, 나를 어떻게 할지 너에게 맡겨버리는 일인지도, 자신을 돌볼 특권을 서로에게 바치는 동안 우리 인생은 지극히 타의 주도적으로 흐른다. 나는 그의 손안에서, 그는 나의 손안에서 마음껏 어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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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 싫어도 해야만 하는 일들이 누구에게나 있고 그런 게 모여 생활이 된다. 생활의 총합은 인생이 되고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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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맞은편에 앉아 도란도란 책 얘기를 나눈다. 책은 우리의 영원한 주제니까. 삶을 해석하는 게 영원한 습관이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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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갈래로 뻗어나가는 나의 인생을 본다 그중 살아낼 수 있는 건 오직 하나의 생뿐이다.
"그게 바로 내가 되고 싶은 최고의 나야.고통과 환희가 하나라는 걸 모르지 않는다는 듯이,비와 천둥의 소리를 이기며 춤추듯이, 무덤가에 새로운 꽃을 또 심듯이,
생을 살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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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는 어느 역사학자의 말처럼 극단의 시대였다. 그러나 이 극단은 어느 날 갑자기 솟아난 것이 아니다. 15세기 이래 면면히 준비되어온 것들이 표피를 뚫고 터져 나온 것이다.이제 우리는 극단에서 극단으로 오갈 수 있을 뿐이다. 개념적파악은 불가능해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파악 불가능을 안타까워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파우스트』 의 한 구절처럼 모든이론은 잿빛‘ 이어서 이론은 현실에 맞닿을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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