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나귀 도서관 느림보 동화 26
홍은경 지음, 김선배 그림 / 느림보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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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 아들이 얼마 전 밥을 먹으며 한 말이 생각난다. 어릴적에는 우리 아빠가 세상에서 가장 큰 사람인 줄 알았다고...^^ 딸 아이에게 아빠는 고장난 건 뭐든 척척 고쳐내는 맥가이버다^^ 어쩌다 고치지 못하는 것이 있으면 아빠가 왜 못고치느냐 따져 묻기도 한다^^; 아이들에게 아빠라는 존재는 참 크다. 요즘 아이들에게 아빠라는 존재가 우리 때와는 의미도, 위신도 많이 달라졌지만 그래도 여전히 한 집안의 든든한 기둥이고 버팀목인 것은 틀림없다.

 

 산골 마을 작은 학교에 다니는 마루는 자신이 다니는 학교에서 일하는 아빠가 늘 자랑스러운 당나귀이다. 친구들에게도 학교에서 일하시니 우리 아빠도 선생님이라 자랑스럽게 이야기 하는 귀여운 녀석^^ 학교의 온갖 궂은 일을 도맡아 하는 힘센 아빠를 대단하게 생각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마루는 아빠가 더 자랑스럽기만 하다. 너무 작은 학교라 아이들이 읽을 책이 없던 차에 마루는 '엄청 큰 마을'에 편지를 해 읽지 않는 책을 보내주길 부탁하고, 여기 저기서 책을 보내주겠다는 답장이 날아든다. 이번에도 학교 일이라면 앞장서는 아빠 당나귀가 이 일을 맡게 되지만, 뜻하지 않은 사고로 어려움에 빠진 아빠의 약한 모습을 보게 된 마루는 아빠가 한없이 작아 보이기도 하고, 한 편으론 미안하기도 하다.

 

 언제나 크고 대단한 존재였던 아빠의 다른 면을 보게 된다면 아이들 입장에선 큰 충격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마루의 반응이 이해가 되고 공감이 됐는지도 모르겠다. 아빠가 일하는 모습을 직접 볼 기회가 없는 아이들은 우리 아빠 역시 마루 아빠처럼 힘든 상황을 겪었을까? 내지는 겪을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될 것같다. 아들에게 늘 자랑스러운 아빠이고 싶었던 마루 아빠가 힘든 시간을 이겨내고 자신이 가져다주는 책 대신 들려주는 세상에서 하나뿐인 이야기가 아이들을 감동시키고, 실망했던 마루의 마음을 다시 어루만지는 장면은 뭉클하다. 자식을 생각하는 부모의 마음이란... 늘 힘차고 씩씩한 모습만 보이는 아빠지만, 그런 아빠 역시 우리들의 끊임없는 응원과 사랑이 필요하다는 걸 알게하는 따뜻한 동화이다. 지금은 아빠보다 훨씬 큰 키로 내려다 보고 있지만 마음속에서 만큼은 우리 큰아들에게 세상에서 가장 큰 사람이 아빠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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