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민호 창작동화
박민호 지음, 이용규 그림 / 예림당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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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딸아이가 4학년이 되면서 국악 수업이 생겼다. 아이 말을 들으니 연세가 지긋하신 선생님이 지도하시는데 자칫 할아버지 선생님이라 아이들이 지루해 할수도 있을 법한 수업을 참 재미있게 이끌어 가시는 것 같았다. 국악을 재미없다 느낄수도 있는 아이들에게 흥미를 갖게 해주신 선생님께 감사한 마음까지 들었다.

 국악하면 생각나는 것 중 하나가 사물놀이이다. 사물놀이에 쓰이는 악기 중 하나인 징과, 한결같은 마음으로 징을 만들어내는 부자의 모습을 통해 진정한 장인정신을 이야기하는 이 책은 거의 모든것이 기계화 된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많은 걸 생각하게 한다.

 많이 배우기도 했고 세상것이 좋아 아버지의 뒤를 잇기를 거부한 큰 아들 대신 묵묵히 아버지 곁을 지키며 같은 길을 걷고 있는 작은 아들은 자신의 혼을 담은 결과로 장인에 이르렀다. 학벌이나 세상의 지위가 줄 수없는, 고귀한 혼과 땀방울의 결정체라 말할 수 있을것이다.

 초등 고학년 아이들에게 권장되는 도서지만 다소 철학적이기도 하고, 어려운 전문용어들이 제법 있어 이야기를 조금 쉽게 풀어주거나 낱말 뜻풀이가 따로 있었다면 아이들이 이해하며 읽기에 훨씬 수월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많은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묵묵히 우리 것을 지켜가는 장인의 모습은 우리 아이들에게, 책을 읽는 모든 이들에게 귀감이 될것이다^^

 

 

 

 

 "바로 이 소리다! 학력이나 재물은 훔치는 게 아닌 것처럼 소리도 훔치는 게 아니다. 이 소리는 네가 가다듬은 마음으로 불질하고, 두드리고, 갈고, 닦아서 만든 승배 너만의 소리란 말이다. 너만이 만들 수 있는 그 차처럼 깊이가 있고, 맛있는 비빔밥처럼 구수하구나. 이런 징소리가 혼자일 때는 듣는 사람 마음 깊숙이 들어가 울린다. 하지만 꽹과리와 장구, 북과 어우러지면 듣는 사람들 마음은 물론이고 몸까지 구수하고도 신명 나게 할 게야."
- 본문 14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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