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다리 아저씨 클래식 보물창고 2
진 웹스터 지음, 원지인 옮김 / 보물창고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누군가를 지지하고 후원하는 이를 보면 키다리 아저씨가 생각나고 그렇게 부르곤 하는 것 같다. 그렇게 친숙한 키다리 아저씨 이건만 이 책을 모두 읽고난 후 충격으로 '내가 알고 있던 키다리 아저씨는 과연 무엇이었단 말인가?' 하는 생각과 함께 기막힌 이 반전을 왜 이제야 알게 되었을까 의아했다. 고전은 내가 읽어서 그 내용을 잘 알고 있든 모르고 있든 제목이나 주인공은 늘 함께 해왔던 것처럼 친숙하게 느껴진다는 것이 문제아닌 문제라는 것을 알게 된 순간이었다^^;;

 주디는 고아원에서 17살까지 지내다 정말 운이 좋게도 그녀의 재능을 알아 본 후원자의 도움으로 대학에 진학하게 되고 꿈과 같은 시간을 보내게 된다. 고아원과는 비교할 수 없는 대학 기숙사에서 끊임없는 후원자의 애정어린 보살핌으로 이전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행복한 4년의 시간을 보내고 졸업까지 무사히 마친다. 키다리 아저씨가 주디의 후원인이 되면서 내 건 조건은 대학의 일상을 편지로 써서 보내되 답장을 바라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참 괴짜라는 생각이 들었고 묵묵히 궁금증과 조바심을 견뎌내며 구구절절 편지를 써 보내는 주디의 인내심도 대단하다는 생각과 함께 참 유쾌하기 그지없는 편지글에 책 한 권이 뚝딱 쉽게 읽혔다.

 대학 졸업 후 그렇게 궁금했던 키다리 아저씨와 드디어 마주하던 순간 주디가 받은 충격은 차라리 내가 받은 충격에 비하면 덜하지 않았나 싶게 제대로 반전이었다. 어쩜 작가의 말을 먼저 읽었다면 살짝 눈치를 챘을수도 있었겠고, 사실 주디의 궁금증에도 불구하고 얼굴을 보여주는 것은 커녕 답장 한 번 없던 키다리 아저씨가 답장을 보내왔던 시점을 되짚어보면 아차 싶다. 그 부분에서 살짝 이 아저씨가 주디가 상상하는 대머리 아저씨가 아니고 완전 멋진 훈남 아닐까 하는 생각은 해봤더랬다^^ 하지만 마지막 반전은 완전...^^

 시간이 지나도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 고전의 매력은 하나에서 열까지 굳이 그 이유를 열거해야 알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이렇듯 100년이 지나도 유쾌하게 읽으면서 기쁨이 있고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책을 두고 두고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 얼마나 설레고 기쁜 일인가 말이다. 누군가의 도움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고 그것을 발판 삼아 자신의 꿈과 미래를 향해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과, 더 이상의 것을 바라지 않고 오히려 어떻게든 보답하려는 주디의 모습을 초등고학년부터 청소년에 이르기까지 많은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주인공이 아닐 수 없다. 마치 빨간머리 앤의 앤 셜리를 다시 만난 것 같은 유쾌한 수다쟁이 주디의 행복 바이러스를 듬뿍 받아 가뭄 끝에 찾아 온 반가운 장마를 더 기쁘게 맞이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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