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한 주스 가게 - 제9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푸른도서관 49
유하순.강미.신지영 지음 / 푸른책들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제목부터 참 불량한 것이 청소년 소설의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불량하진 않지만 제법 멋을 부릴 줄 알고, 다정하게 이야기를 나누며 걷길 바라는 엄마의 바램을 뒤로 한채 이어폰에서 들려오는 음악소리가 더 좋은 14살 짜리 아들녀석을 키우고 있다. 이 책의 주인공들은 거의 아들녀석보다 나이가 많은 아이들이라 아직 먼 이야기일지 모르나 아이가 초등학생 시절에도 뭐... 중학생은 먼 이야기라고 생각했었다^^ 입학 무렵 아이도 부모도 긴장 반, 걱정 반, 또 설레임으로 복잡 미묘한 감정을 다스리기가 어려웠던 때도 있었지만 생각보다 빨리 적응해 1학년이지만 분위기는 벌써 졸업반이다^^ 

 청소년 자녀를 둔 부모 뿐 아니라 모든 부모와 자식 관계에서 가장 화두가 되는 것이 소통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아이가 클수록 가장 어려운 부분이 그것이다. 소통! 표제작인 불량한 주스가게는 혼자 몸으로 아들을 키우며 주스가게를 운영하며 몸이 아픈 것도 숨긴 채 여행 다녀온다는 거짓말로 아들 몰래 수술대 위에 오르는 엄마와 그런 엄마의 속내는 모른체 툴툴거리기만 하는 철딱서니 없는 아들, 어찌 어찌 엄마의 병을 알게 되고 누구보다 자신을 믿어주는 엄마의 깊은 사랑을 알게 된다는 스토리이다. 어디선가 들어본 듯 하지만 심히 공감되고 또 감동이 된다. 

 늘 마주하고 있을 때는 싸울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들처럼 굴다가도 이리 공간적 시간적 텀이 생기면 생각이라는 걸 하게 되고, 이해라는 걸 하게 되는 것이 사람이라는 존재인가보다. 특히나 부모 자식 간이 늘 극적으로 다가온다. 속만 썩이던 자식이 실은 속 깊은 곳이 있었다는 걸, 내 마음은 전혀 이해하려 들지 않는 것 같은 부모가 실은 누구보다 나를 믿고 있다는 걸 확인하는 그 순간이야 말로 얼마나 가슴 벅찬 순간인지....  청소년 하면 이젠 불량스럽고, 말 안듣고, 불편한 것들이 먼저 떠오르는 것이 현실이지만 책 속 주인공들처럼 자신들의 자리에서 치열하게 싸워가며 잘 자라가고 있는 아이들도 얼마든지 있다는 희망을 본 것 같아 기분이 좋아졌다. 

 바로 어제 아이를 통해 같은 반 아이 몇 몇이 반 아이들에게 자신을 형님이라 부르길 원하며 돈을 빼앗고, 명령에 불복종하면 폭력을 행사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더랬다. 담임 선생님도 뒤늦게 아신 탓에 적잖이 충격에 빠지셨다고... 너무나 이른 시기에 벌써 이런 일에 가해자가 되고 피해자가 되는 현실이 놀랍고 안타깝지만, 이것이 현실인 것을 부정할 수도 없어 착잡하기만 하다. 아이들 스스로 처한 상황에서 지혜롭게 대처하기를 바라는 마음과 함께, 문제 학생들의 행동에 대해 처벌하기에 급급하기 보다, 그들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는 어른들의 현명한 도움으로 청소년 시기에 겪을 수 있는 모든 일들이 좋은 사람으로 살아가기 위한 귀한 밑거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간절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런 청소년 소설들은 큰 힘과 위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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