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데르센 동화집 (문고판) - 완역본 네버엔딩스토리 30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지음, 이옥용 옮김 / 네버엔딩스토리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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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딸아이는 몇일 밤을 엄마가 읽어주는 안데르센 동화를 한 편씩 들으며 잠을 청했다. 흔히 보던 오색찬란한 그림 한 장 찾아볼 수 없는 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지그시 눈을 감고 들음과 동시에 총천연색 디지털 tv를 켜놓은 듯 상상의 나래를 펴기 시작했다. 꼬마 엄지둥이가 살았던 아름다운 초록의 대자연과 인어공주들이 사는 환상적인 바닷 속 세상이 눈앞에 펼쳐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아이들이 짧은 명작으로 만났던 동화에 비해 글밥이 있지만 지루해 하지 않고 들어주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아름다움...

 이토록 오래도록 전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작가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많은 시간이 흐르고 흘렀지만 여전히 안데르센의 동화는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지금도 어린시절 읽었던 안데르센 동화들을 기억해보면 참 슬펐고, 따뜻하기도 했고 무엇보다 아름다웠다는 단어가 떠오른다. 읽었던 모든 동화 내용이 일일이 기억 나진 않더라도 '안데르센' 이란 작가의 이름 자체가 아름다운 추억이 아닐까...

 어린시절 보았던 동화 속 주인공은 지금으로 말하면 그저 왕따에 지나지 않는 못생긴 아기 오리였고, 성냥을 파는 불쌍한 소녀였으며, 사람이 되고 싶었지만 끝내 그 소망을 이루지 못했던 안타까운 주인공 인어에 지나지 않았다. 물론 그 이상을 생각하기에는 어린 나이였지만 그럼에도 충분히 감동적이었고,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만한 재미있는 동화들이었다. 많은 세월이 지나 어른이 되고, 아이의 엄마가 되어 다시 보는 안데르센의 동화에는 어린시절 미처 알지 못했던, 아니 내 아이들에게 읽어 주었던 안데르센 동화에서도 느낄 수 없었던 감정들이 교차했다. 독일문학 전문 번역가에 의해 원작에 충실한 모습으로 다시 태어난 동화의 중심엔 벅찬 감동과 사랑이 있었다.

 이제 어른이 되어 본 인어공주는 가슴 미어지게 아픈 사랑이야기였다. 눈의 여왕의 성으로 카이를 찾아 나선 게어다의 용기도 사랑이었다. 세대를 아우르는 안데르센 동화의 힘은 사랑이 아니었을까... 아이들은 재미를, 어른들은 살면서 알아가고 깨우쳐 가는 삶과 사랑을 이 책을 통해 다시 발견하게 될 것이다. 내가 다시 만난 안데르센 동화는 아이들과도 오래도록 아름다운 추억으로 함께 할 것이다. 엄마가 어린시절 읽었던 이야기를 아이와 다시 읽으며 감동할 수 있는 동화를 탄생시킨 안데르센은 참 행복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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