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그림을 그려달라 부탁을 할 때
가장 많이 주문해 오는 것이 공주였다.
최대한 공주에 가깝게 그려보겠다고
긴 머리에 긴 드레스를 입히고
잘록한 허리에 드레스에 레이스도 달아준다.
하지만 완성된 그림 속에 공주는 없다~~ -.-
'그래 내가 그림은 좀 못그리지..' 주제파악은 하고 있었지만
살면서 그림 때문에 고민을 해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2003년 5월 울집에 공주가 태어나고..
몇 해가 지나면서 부터
이 엄마의 그림 실력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었다~ -.-
'도대체 울 아들은 누굴 닮아서 저렇게 그림을 잘 그릴 수 있는거지?'
기가막힌 그림 실력을 가진 오빠를 보고 자란 덕에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공주가 스케치북을 꺼내들면
이 엄마는 없던 집안 일이 갑자기 생기면서 아주 바빠진다~~ㅋㅋ
어떤 책이든 일단 처음부터 끝장까지 훑는 것으로 시작하는 딸래미~
역시나 심각한 표정으로 훑고계신다^^
발레리나와 빅토리아 시대 여성을 그렸다.
썰렁하다고 나무에 나비에 뿅뿅 하트까지~ㅋ
나무 옆에는 친히 참 잘했어요 도장까지 찍어주는~ㅎㅎ
발레리나의 발끝을 너무 예쁘게 그렸다고 어찌나 자화자찬을 하던지~^^
101가지 시리즈의 장점 중 하나가
이렇게 세심한 관찰력과 집중력을 요구하는 부분이다.
공주 하나를 그리면서도 긴 한숨과 고뇌의 시간을 보내는 이 엄마에게
단비와도 같았던 책~~ 101가지 사람 그리기!
사람이라는 주제로 이렇게나 많은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것이
그저 놀랍고 놀라울 뿐이다!!
아이 스스로 그리고, 멋진 그림이 완성되어지니
성취감과 만족감을 두루두루 맛보게 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