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티, 나의 키티 동화 보물창고 33
빌 월리스 지음, 원지인 옮김 / 보물창고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동네에 작은 애견샵이 있다. 야채가게를 가려면 항상 그곳을 지나야 하는데 엄마가 야채를 사는 동안 이 더위에 쪼그려 앉는 걸 마다 않고 정신이 팔려 시간을 보내곤 하는 곳이다. "엄마! 이 강아지 너무 귀엽지? 어떡해 진짜 귀엽다!" 볼 때 마다 다른 강아지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데 정말 귀엽고 앙증맞아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애견샵 앞을 떠나지 못하면서 연신 귀엽다를 외치는 울공주~ 그러나 정작 강아지를 만져본 적은 없다^^;; 애견샵 앞에서 발을 동동 구르며 강아지 귀여워를 외치다 자그마한 강아지가 옆으로 지나가는 날이면 정색을 하고 엄마에게 달려오곤 한다~ㅋ 그래서 예쁘다 귀엽다를 외치지만 키우자는 말은 절대 하지 않는다는 사실^^

  떠도는 강아지부터 시작해서 사람인냥 주인의 품에 안겨 호사를 누리는 강아지까지, 우리동네에도 강아지가 정말 많다. 물론 주인 품에 안겨 있는 녀석들이 정작 호사를 누리고 있다고 느끼는지는 전부터 묻고 싶은 대목이지만... 언제부터인가 애완동물보다 반려동물이라는 말이 귀에 들어오고 좋은 의미로 다가온다. 기르는 대상에서 함께 살아 가는 대상으로의 인식변화가 좀 더 필요하지 않은가 싶다. 적어도 삶의 동반자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이 사람이 아닌 동물이라 해도 자신의 형편에 따라 취하고 버리는 것을 쉽게 생각하지는 않을텐데 안타까운 일들은 점 점 많아지는 것 같다.

 책장을 덮으며 오랜만에 눈물을 흘려본 것 같다. 어린시절 개에게 물렸던 끔찍한 기억으로 작은 강아지를 보고도 소스라치게 놀라는 주인공 리키와 떠돌이 개 키티를 통해 두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을 그림과 동시에 소년과 개의 우정과 사랑을 전하는 그야말로 감동적인 이야기였다. 들개 떼와 목숨을 건 사투를 벌인 사건으로 인해 비로소 리키와 키티는 온전한 하나가 되었는데, 더 행복하게 지내도록 두어도 좋았으련만 조금은 뜬금없고 갑작스런 이별을 이야기하는 작가에게 왜이리 성급하시냐고 힘껏 따져 묻고도 싶었다. 이 아줌마처럼 눈물 콧물 흘리지 않고 덤덤하게 친구와의 이별을 받아들이는 리키의 모습이 몇 배는 더 가슴아프게 다가왔다. 겉으로 내색하진 않았지만 순간 순간 느껴지는 가슴 속 공허함을 견디고 있는 대견한 키리를 가만히 안아주고 싶었다.

 죽음을 어린 소년이 너무 잘 견디고 있는 것 아닌가 싶지만 리키는 죽음이라는 것이 모든 것의 끝을 의미하는 것만은 아니라는 걸 말해주는 듯 하다. 절대 극복하지 못할거라 생각했던 대상을 피하지 않고 오히려 더 큰 위험에 뛰어들기까지 훌륭하게 극복해낸 리키의 이야기는 갈수록 유약해져가는 많은 아이들에게 큰 도전이 될거라 생각된다. "이 냄새나고 쓸모없는 강아지야. 네게 먹이를 줄 거야. 내가 널 좋아해서가 아니라 네가 굶어 죽는 게 싫어서야. 하지만 기운을 차리는 대로 꽁무니가 빠지도록 달아나야 할 거야. 알겠어?" 떠돌이 개 키티를 처음 만났을 때 그랬듯이 떠돌이 작은 강아지에게 먹을 것을 주면서 리키가 건네는 말이다. 하지만 리키는 강아지가 정말로 이 말을 믿지 않을 거란 걸 알고 있단다^^ 이 아줌마도 그 강아지가 꼭 그럴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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