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나의 아버지 푸른도서관 43
최유정 지음 / 푸른책들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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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려서부터 엄마보다 아빠를 유난히 더 따랐고 지금도 아빠의 그 목소리, 온화한 표정, 따뜻한 품이 많이 그립다. 언제부터인가 힘들고 어려운 일을 만나면 늘 아빠를 떠올리며 왜그렇게 일찍 우리 곁을 떠나셔서 그립게만 하시느냐고 원망도 해보고 사무치게 그리워도 해본다. 지금도 그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지금 내 옆에 계시다면 이까짓 것! 괜찮아! 하며 툭툭 털어버릴 수 있을지 모르겠다. 

 책 속 주인공 연우가 아버지를 찾는 이유는 나와 같은 그리움이 아니다. 자신이 왜 버려져 위탁가정에 맡겨져야 했는지도 궁금하지만 무엇보다 서류상으로도 완전한 가정을 갖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에 시작된 걸음이었다. 16살, 평범한 가정에서 부모의 사랑과 관심 속에 있다고 해도 힘들 시기에 연우는 자신을 둘러싼 답답하고 비참한 껍데기를 벗어버리려 몸부림을 치고 있다. 따뜻한 성품의 양부모님들과 지내면서도 어쩔 수 없이 마주해야 하는 비참한 자신의 모습이 견디기 힘든 연우는 자신을 버린 아버지가 원망스럽고 불행하다고 생각되지만, 막상 마주한 친 아버지의 모습에서 연우는 무너져 내렸다. 환자복을 입고 초췌한 모습으로 아들의 모습도 알아보지 못한채 어린 시절 손수 만들어 준 장난감 새를 간직하고 있는 아버지의 모습에서 내 마음 역시 무너져 내렸다. 모든 것이 망가져버려도, 기억마저 암흑천지를 헤매고 있다 할지라도 무의식속에서도 어쩔 수 없는 것이 자식을 향한 부모의 마음인 것이다. 이것이 부모인것을... 

 혼자만 아프고 불행하다 생각했던 연우의 눈에 자신보다 더 힘들고 외로웠을 아버지의 모습이 들어오는 순간 비로소 연우는 자신의 정체성과 마주하게 된 것이 아닐까 싶다. 어린시절 기억 속 따뜻한 아버지, 그리고 처음엔 알아볼 수조차 없을 정도로 늙고 초라한 모습의 지금의 아버지... 하지만 변함없이 나를 사랑하는 아버지라는 것을, 이 세상에서 나를 있게 한 나의 뿌리, 나의 껍데기라는 것을...

 다양한 형태의 가정이 더 많이 생겨나고 있다. 그만큼 상처받고 아픔이 큰 아이들 또한 많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뉴스에 등장하는 아이들의 모습도 예전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것을 보면 큰 아이가 중학생이 되면서 청소년들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진 것이 사실이다. 개인의 관심 사회적인 관심이 모두 동반되어야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기대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상처를 간직한 채 살아가는 건 어른들도 힘들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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