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의 규칙 (문고판) 네버엔딩스토리 24
정복현 지음 / 네버엔딩스토리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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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짝처럼 지내던 둘도 없는 친구가 어느 날 시골로 이사를 가버리고 이 세상에 홀로 남겨진 듯한 외로움과 쓸쓸함을 느꼈을 해미의 마음이 십분 이해되는가 싶더니만 그 후로 펼쳐지는 해미와 반 친구들의 이야기들이 시종일관 마음을 불편하게 만든다. 이 나이 또래 아이들에게서 천진함과 순수함을 찾으려 하는 건 욕심인가 싶어 한숨이 나오다가, 교육 현장에 몸담고 계시는 현직 선생님의 경험담과도 같은 이야기라는 사실을 알고 난 후에는 부정할 수없는 현실임에 더한 아쉬움과 씁쓸함이 밀려왔다.  

  아직 어린 초등학생들이 등장하지만 강자와 약자, 지배하는 자와 지배당하는 자가 어른들의 세계에서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이야기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우정이란 나와 다른 것을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것이라 말하고 있는데 사실... 지금 아이들에게 이걸 바란다는 것 자체가 무리가 아닐까 하는 지나치게 부정적인 생각이 먼저 드는 것은 왜일까? 내 아이가 참된 우정을 아는 사람으로 살아가길 바라는 부모들이 먼저 그런 모델이 되어주지 못하기에, 남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사람으로 자녀들을 키우고 있는가 생각해보면 답은 뻔하다. 

 아들녀석이 4학년이었던가 유난히 키가 작아 반 아이들에게 따돌림을 당하고 괴롭힘을 당하던 아이가 있었다. 학기 초에는 그 아이와 친하게 지내면 같이 따돌림을 당할 것 같은 두려움에 친하게 지낼 엄두를 내지 못했는데 아이들의 괴롭힘이 심해지면서 도저히 참고 볼 수 없었다고 한다. 우연히 같은 태권도에 다니게 되면서 함께 등하교를 하고 친하게 지내면서 어느 날 우리집에 놀러와 자장면을 먹고 갔는데 아이 할머니께서 전화를 주셨다. 친구가 되어 주어 너무 고맙다는 전화였는데 그 전화를 받고 얼마나 가슴이 아팠는지 모른다. 어쩌다... 친구가 되어주는 것이 고마운 세상이 되어버렸을까 한 편 화가 치밀었던 기억이 난다. 

 친한 친구가 떠난 자리를 잠시 어색한 즐거움을 채우려 했던 해미의 약한 몸부림이 아프게 다가왔다. 해미의 반 친구들은 자신들보다 못나고 약하다고 생각한 해미에게 미소로 다가가선 호의를 가장해 결국은 이용하고 상처를 안겨 주었다. 아는 언니의 조언이 있었지만 어른스럽게 헤쳐나가는 모습이 대견하기 보다는 가여웠다. 못난 어른들에게서나 볼 수 있는 모습들이 실제 우리 아이들의 모습인것을 받아들이고 진정 내 자식을 잘 키우고 싶다면 우리 어른들 모두가 책임을 통감하고 반성해야 할 문제이다. 아이들은 아이들일 때만 비로소 천진하고 순수한 모습을 맘껏 발산할 수 있다는 걸 잊지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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