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볶이 미사일 동심원 16
김영 지음, 눈감고그리다 그림 / 푸른책들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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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가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던 네 볼에

가득한 보송보송한 솜털

 

미소지을 때

살짝 들어가는 오른쪽 볼우물

.

.

.

너를 좋아하면서

새롭게 알게 된

것들이야

-'좋아하게 되면서' 중에서-

 

벌써 몇 년 전인지 까마득하기만 한 초등학교 5학년

그 아이는 반장 나는 부반장 우리는 짝꿍이었다.

남자 아이였지만 유난히 하얗고 긴 손가락을 가졌던 아이

성격이 온순해서 반 아이들이 반장인 그 아이의 말은 듣지도 않아 

늘 발 동동 구르던 모습이 떠오른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도 한참동안 이름을 기억했었는데

이제는 아무리 애를 써도 그 이름이 생각나질 않는다.

그래도 그 때 그 교실에서의 친구들과의 추억이

잊혀지지 않고 생각나는 걸 보면 

어렵고 힘든 와중에도 즐겁고 행복한 추억이 있었기 때문인가보다.

 

 

공부 좀 못하면 어떠니

건강하면 제일이지

 

달리기 꼴찌 하면 어떠니

끝까지 달려 보는 거지

.

.

.

아빠가 따뜻한 입술로 뽀뽀하고

엉덩이를 토닥여 주면

나는 걱정거리 없는 아빠를 닮아 어깨가 으쓱으쓱 올라가요

-'울 아빠 자랑거리' 중에서-

 

딸만 주루룩 넷, 늘 입가에 웃음이 떠날 날이 없었던 우리 아빠

하나 둘도 아니고 딸만 넷을 낳아 놓고

뭐가 그리도 좋으냐고 하는 사람들 말에도 아랑곳없이

그저 우리만 보면 좋아 웃으시던 아빠의 얼굴이 떠오른다.

상장이라도 하나 받아올라치면 "어쩌자고 이렇게 예쁜짓을 했어!"

하시며 까칠한 턱을 얼굴에 부벼대시던 아빠가 생각난다.

아빠와 좀 더 오랜시간 함께 했다면

아빠의 그 큰 사랑을 좀 더 배울 수 있었을텐데...

 

한 권의 동시집 속에 아련한 추억들이 빼곡히 들어차있다.

떠올리기 싫은 힘겨운 어린시절을 보내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즐겁고 행복한 추억을 금세 떠올리게 하는 동시들을 읽어가며 

생각해본다.

지금의 나는

시인의 바램처럼 유쾌하고 다정한 어른이 되었는지...

책장을 덮자마자 내 추억 속 또 다른 책장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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