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노야, 힘내 (문고판) 네버엔딩스토리 13
김윤배 지음 / 네버엔딩스토리 / 201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람이라는 동물은 너무 귀한 것을 잃으면 판단력을 잃게 되는가보다. 가장 공정하고 정확하게 벌어진 일을 바라보고 법을 집행해야 하는 사람들 마저도 진실을 보려 하지 않는 것이 씁쓸하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가 그리 돌아가고 있는 모습이 많다보니 책에서 마주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답답하게 다가올 밖에...  바른 가치관과 아이들을 향한 사랑을 담아 적절한 훈계를 보여 준 선생님의 모습이 그래도 아직 배워야 할 것이 남아있는 학교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아 그나마 위안이 된다.  

 무봉마을에서 수백만 원 어치의 인삼이 없어지고, 외지에서 이 마을로 들어 온 두노 아버지는 전과자라는 이유만으로 의심을 받게 된다. 두노는 학교 친구들에게까지 아빠가 범인 취급을 당하는 것이 감당해야 했고 급기야 형사들의 감시까지 받게 되었을 때, 형사와 인삼을 잃어버린 정이 아버지를 찾아가 조목조목 따지는 모습은 아주 통쾌하기 이를 때 없었지만, 이게 어디 초등학교 3학년 아이다운 모습인가 싶기도 했다. 집 나간 엄마를 대신해 집안 일을 돌보며 아버지와 단둘이 사는 두노를 가엾게 여긴 미술 선생님의 친절 역시 지금은 찾기 어려운 모습이라 따뜻하게 다가오지만, 정작 불쾌함을 드러내는 두노 아버지의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배려하지 않는 선생님의 모습을 보면서 일방적 친절과 호의에 대해 생각을 해보았다. 자칫 내 만족으로 그칠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물론 미술 선생님이 자신의 불우했던 어린시절을 회상하며 두노를 향해 무한정 솟아나는 동정심을 넘어선 사랑의 마음까지 가볍게 여기고 싶진 않다. 

 인삼 절도 사건과 두노네 이야기... 이야기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지만 읽는 내내 좀처럼 몰입하기가 어려웠다. 조금 산만한다고 해야하나.. 화가였던 두노 아버지가 그림 그리기를 포기하면서 힘들어 하던 엄마가 집을 떠난 사연과, 집을 떠나 힘든 일을 하는 중에 암에 걸리고 인삼 절도 사건으로 자신을 찾아 온 형사들을 만난 계기로 다시 돌아오는 과정이 조금은 억지 스럽지 않나 생각이 든다. 다시 돌아오겠다는 마음으로 떠났지만 남편과 어린 아이를 두고 2년 이라는 시간 동안 소식도 없이 지내다가 돌아와 화해가 되고, 마침 인삼 절도범도 잡혀 모든 오해를 풀고 그 마을을 떠나게 된다는 설정이 그리 와닿지 않았다.  

 조금 고개를 갸웃거리며 읽었지만 그래도 이 책이 나에게 던져 준 메시지는 사랑만이 인간이 살아가는 세상을 조금 더 살만한 세상이라 느끼게 하는 강력한 힘이라는 것이었다. 세상이 나를 믿어주지 않아도, 나의 꿈이 점 점 멀어져 가는 것 같아도, 살아갈 희망이 전혀 보이지 않는 순간에도 꺼져가는 불씨를 다시 살리는 힘은 결국 사랑이라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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