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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쿠터 걸 ㅣ 푸른도서관 35
이은 지음 / 푸른책들 / 2009년 12월
평점 :
나만은 다른 부모가 되리라, 적어도 이기적인 마음으로, 욕심으로, 속물근성으로 양육하지 않으리라 다짐했고, 사춘기가 아니라 그보다 더한 것을 겪는다 해도 언제든 열린 마음으로 두 팔 벌려 안아주리라 다짐도 했건만, 본격적인 장에 들어서기도 전에 겁을 집어 먹는 내 모습을 자주 발견하게 되는 요즘이다. 그렇기에 청소년 소설집에 눈길이 가고 관심이 가는 것은 주인공들의 모습이 곧 닥칠 내 아이의 모습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인지도 모르겠다. 어쩜 눈치도 못채는 사이 혼자서 치열하게 사춘기를 겪고 있는지도 모르지...
중학생 아이들을 주인공으로 4편의 이야기를 그린 성장소설이다. 아무리 전문가라 할지라도 지금 아파하고 있는 아이의 마음을 모두 알 수 있을까? 다 이해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렇기에 민감한 시기의 아이들의 깊숙한 내면의 아픔들을 그려내는 것에 적잖은 고민과 어려움이 따랐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혹 또래 자녀가 있다면 가능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역시나 책 말미에 애태운 지난날을 회상하며 딸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작가의 글이 와닿는다. 작가처럼 예리한 눈을 갖고, 아니 마음을 갖고 아이들을 이해하고 들여다 볼 수 있다면 이 시기를 좀 더 지혜롭고 유연하게 지날 수 있을까? 아니면 치열하게 싸우고 견뎌내야 얻어낼 수 있는 마치 해산의 고통 뒤에 따라오는 결과물과 같은 것일까...
청소년들에게까지 만연한 외모지상주의, 예전이나 지금이나 다를바 없는 팬덤문화, 성적의 굴레에 갇혀 지내는 아이들, 유학으로 인해 해체된 가족 이야기 등 역시나 청소년 문제와 뗄레야 뗄 수 없는 소재들은 이미 많이 다루어져 왔고 익숙하기도 하지만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는 것들이다. 아픔을 지닌채 문제를 만난 아이들, 또 문제를 만드는 아이들을 들여다보면 표현방식의 차이일 뿐, 하나같이 채워지지 않는 마음의 허기를 다른 것들로 채워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채워지지 않는 각각의 허기들을 채워가야하는 것은 아이들과 부모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노력해야 할 몫으로 언제까지나 남겨져 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