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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아와 철학의 수수께끼 - 철학의 세계로 떠나는 기상천외한 여행기 ㅣ 영재들의 지식 도서관 3
마리 루이제 라터스 지음, 김영민 옮김 / 로그인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언젠가 아이가 철학이 무어냐고 물어온 적이 있었다. 갑자기 물어와 적절한 대답을 해주지 못하고 얼버무렸던 기억이 난다.
철학(哲學), '哲'이라는 글자도 '賢' 또는 '知'와 같은 뜻이라고 한다. 철학이란 그 자의(字義)로 보아서도 단순히 지를 사랑한다는 것일 뿐, 그것만으로는 아직 무엇을 연구하는 학문인지 알 수 없다. 철학 이외의 학문 가운데 그 이름을 듣고 그 내용을 전혀 알 수 없는 학문은 드물다. 경제학이라고 하면 경제현상에 관해서 연구하는 학문이고, 물리학이라고 하면 물리현상에 관해서 연구하는 학문이다. 경제학이나 물리학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그것이 무엇을 연구하는 학문인지 대략은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철학의 경우는 그 이름만 듣고는 그 내용을 이해할 수 없다. 그것은 이 학문의 대상이 결코 일정하지 않다는 것을 말해주기도 한다. - 네이버 백과사전- |
역시나 쉬운 학문이 아니었다. 철학 이외의 학문 가운데 그 이름을 듣고 그 내용을 전혀 알 수 없는 학문은 드물다... 학문의 대상이 결코 일정하지 않다는 것을 말해주기도 한다는 사전의 풀이를 보니 아이 앞에서 얼버무리던 내 자신에게 위안이 되면서 심하게 와닿았다^^ 철학이라는 학문에 쉽고 재미있게 접근하면서 아이로 하여금 생각을 이끌어내는 것이 결코 쉬운일이 아니다. 중요한 일을 결정해야 하는 순간에도 고민하거나 신중한 모습을 보이기는 커녕 잠시 생각하는 것 조차 버거워하는 아이들이 많아져 가는 시대에 깊게 생각하기, 다양한 각도로 사고하기를 요구한다는 것은 더더군다나 부담스러운 일이라는 것에 공감한다. 아이들이 매일 부딪치는 일상속에서 철학을 만나고 논리와 개념의 체계를 잡아간다는 것 역시 쉬운 일이 아닌데 책이기에 가능하다는 것을 느꼈고, 책장을 덮으며 다시한 번 책의 힘을 절실히 느꼈더랬다.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칸트와 쇼펜하우어, 패러독스, 빅뱅... 하나같이 들어는 봤지만 일상생활과는 그리 깊은 관련이 없을 것 같고, 뭔가 어려울 것만 같은 단어들을 이 책을 통해 일상생활과 접목시켜 쉽게 만나볼 수 있다. 고민을 떠안고 있는 소년 하네스 앞에 시간을 넘나드는 시간여행자 소피아가 등장하면서 학교, 가정, 사춘기, 생활 등...의 문제들을 함께 고민하고 풀어가는 과정을 시종일관 흥미롭게 지켜볼 수 있고, 무엇보다 어렵게만 느껴지던 철학이 일생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면서 그동안 단답형으로 그쳤던 사고의 폭이 훨씬 넓어질 수 있겠다는 희망적인 바램을 가져보게 한다. 끊임없이 질문하고 답하고, 또 다시 질문하고 답하는 과정을 겪으며 결국 스스로 해답을 찾아가는 하네스의 모습을 우리의 아이들이 닮아가기를... 그리고 상담자 역할을 훌륭해 해 낸 소피아처럼 부모는 아이의 생각의 고리가 끊어지지 않도록 지혜로운 조언자, 조력자, 멘토로서의 역할을 잘 수행해야 함을 알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