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목골 빨강머리 루비
루스 화이트 지음, 이혜선 옮김 / 봄나무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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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루스 화이트는 1940년대와 1950년 대 미국의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한 작품을 많이 썼다고 한다. 이 작품 역시 1944년 6월 어느 날 산으로 둘러싸인 오목골이라는 작은 마을에 어린 여자 아이가 버려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유쾌하고 따뜻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내가 공부하던 시절에 우리나라하면 떠오르는 단어가 몇 있었다. 동방예의지국, 동방의 해 뜨는 나라, 등등.. 또 하나 떠오르는 단어는 단일민족.. 하지만 우리나라도 외국인과의 결혼이 많아지면서 다문화가정이 많아지고 있어 단일민족이라는 말은 옛말이 되어버린지 오래다. 입양문제를 생각해보아도 인식이 많이 달라져 공개 입양도 많이 늘어났고, 편견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는 과거와는 달리 기존의 가족과는 또 다른 가족형태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문화가 서서히 자리잡아가고 있다고 생각된다. 

 어느 날 법원 앞에 버려져 있던 루비를 오목골 사람들은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이고 사랑과 관심으로 마을의 한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마을 여관의 주인인 아뷰터스 아주머니와 한 가족이 되어 살아가는 루비와 오목골 사람들은 그야말로 법 없이도 살 사람들의 집합체이다. 욕심도 다툼도 없이 서로가 서로를 걱정하고 돌봐주고 살아가는 이들에게 루비는 또 다른 기쁨의 대상으로 여겨질 뿐이었다. 책을 읽는 순간부터 마지막장을 덮을 때까지 시종일관 유쾌하면서도 따뜻한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물론 루비의 출생의 비밀을 밝혀가는 과정을 숨죽이며 보기도 했지만...^^  

   

 출생의 비밀을 알아가는 과정에서 느껴지는 약간의 긴장감과 혹 루비가 행복했던 날들을 뒤로 하고 불행한 결말을 맞게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조바심에 읽는 속도를 내기도 했지만, 역시나 오목골 사람들은 따뜻하고 인정이 넘치는 너무나 착한 사람들임이 재확인 되었고, 문득 이 지구상에 오목골이 존재하는지도 궁금해지고, 본 적 없는 이 착하디 착한 사람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생기고 말았다^^ 입양 하면 떠오르는 부정적인 의미의 단어들은 그 어떤 것도 떠오르지 않는 이야기지만, 가족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생각하게 한다. 루비가 가족을 만나 진정한 가족으로 어우러지기까지 어색함, 갈등, 화해의 과정을 현실적으로 풀어놓아, 갈등 끝에 진정한 가족으로 화합하는 모습이 더 감동적으로 다가왔던 것 같다. 버려졌지만 불행하지도 불쌍하지도 않은 루비, 언제나 당당하고 밝고 착한 루비... 그건 루비 혼자만의 힘이 아닌 오목골 공동체가족이 만들어 낸 하나의 아름다운 풍경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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