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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 1
조정래 지음 / 해냄 / 2001년 10월
평점 :
품절
그동안 벼르고 벼르왔던 아리랑의 1권을 꺼내 들었다. 읽는 동안 가진 것 없고 부당한 대우에도 가슴앓이만 해야 했던 민중들의 신산스웠던 삶에 가슴이 먹먹해졌다.
시대적 배경은 갑오년의 동학혁명이 수포로 돌아가고, 민중들은 제 한 몸 챙기기에도 버거운 시절, 일본 제국주의의 마수가 호남의 너른 벌판인 김제, 만경 평야로 뼈치기 시작하는 시점이다.
기울어진 가세와 빚 때문에 아들을 먼 하와이로 보내야만 하는 감골댁과 가족을 위해 기꺼이 머나먼 타국으로 떠나가는 방영근, 갑오년에 동학혁명에 참여한 의협심 강한 지삼출, 양반이란 신분을 벗어 던지고 의병운동을 계획하는 송수익이 있는 반면, 일본의 편에 서서 시대의 흐름을 이용해 한 몫 단단히 잡아보려는 기대를 가진 장덕풍, 장칠문 부자와 일진회 군산지부의 회장을 맡은 아전 출신 백종두가 있다. 그리고 조선침략의 선봉에 선 일본인 목포 우체국 군산출장소장 하야가와, 일본 영사관 서기 쓰지무라, 김제, 만경 평야를 사들이는 일본 사업가 하시모토와 그의 하수인 요시다가 등장한다.
시대의 거대한 흐름을 온 몸으로 받아 내며 살아왔던 우리 선조들의 삶 때문에 편히 읽을 수 없는 민족과 조국에 대한 뜨거운 눈물을 쏟아내게 하는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