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운
김애란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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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막을 내린 청담동 앨리스란 드라마가 있다.

 

드라마의 기본적인 줄거리는 대기업 회장인 청년 차승조(박시후 분)와 가진 것 없는 캔디 소녀 한세경(문근영 분)과의 사랑 이야기이다. 두 사람이 기본적인 시각차이와 갈등이 드러나는 건 차승조가 가장 힘든 시기에 팔린 그림에 대해서다. 차승조는 당연히 노력한 댓가로 그림이 제 값으로 경매에서 팔려 미술공부를 계속하고 이를 기반으로 지금의 자리에 왔다고 이야기하지만 한세경은 그것까지 차승조의 예정된 행운이라고 반박한다. 결국 그림의 매입자는 의절한 아버지였음이 밝혀진다. 즉 태생적으로 행운은 결정되어 버린다는 것이다. 소설을 읽으며 이 드라마가 생각난 건 이 또한 행운에 대한 이야기였기 때문일까?

 

김애란의 소설을 읽는 내내 주인공들에게 행운이 찾아와서 비루하고 남루한 삶이 조금씩 나아지기를 간절히 기원했다. 그렇지만 작가는 기대를 무참히 저버린다. 즉. 새로운 삶을 동경하는 飛行雲(비행기가 지나간 자리에 남는 구름) 대신 불운의 연속인 非幸運으로 주인공들의 삶은 구질구질하고 비참하게 묘사된다. 하지만 주인공들 누구도 삶을 포기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 나가야 하고, 아니 살아 내어야 하는 것이 삶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더욱더 절절하고 가슴 먹먹하게 하는 소설이었다. 그녀의 다음 작품이 많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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