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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1
시미즈 레이코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과학의 발전으로 우리는 미래에 보다 행복해 질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들게 한 책이다.
첫번째 에피소드는 청렴결백한 청교도적인 생활로 유명한 미국의 대통령 존 리드가 갑자기 서거하고, 이에 따라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한 수사팀이 발족되면서 시작된다. 대통령의 뇌는 살해 당시 온전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고, 이를 도구로 생전에 대통령이 보았던 일들과 더불어 대통령의 마음까지도 사람들은 훔쳐보게 된다. 죽음을 무릅쓰고 지켜 왔던 한 개인의 소중한 비밀이 세상에 낱낱이 파헤쳐 진다.
두번째 에피소드는 일본 왕세자의 결혼식날, 비행 경험이 있던 소년들의 연쇄 자살 사건으로 시작된다. 사망한 소년들의 뇌는 법의학 제9연구소로 보내지고 마찬가지로 사망원인을 밝히기 위해 수사가 시작된다. 그러던 중 이 사건이 28인 살인사건을 저지른 연쇄살인범과 관련이 있음을 알게 된다. 두 번째 사건은 단순히 타인의 사생활을 훔쳐본 재미가 아니라, 살인범의 뇌에 기억된 추악한 상상과 잔인한 범죄를 본 수사팀들이 정신적인 고통을 겪는 이야기이다.
만화를 보면서 왠지 섬뜩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혼자만 감추고 싶었던 소중한 기억이 내 의사에 반하여 세상에 알려지는 게 그리 유쾌한 경험일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작가는 초등학교 때 짝사랑해서 사진 한 장 조차 변변히 같이 찍지 못한 남학생의 추억을 떠올리며 만화의 소재를 구했다고 한다. 그때 본 영상이 뇌에 잘 스캔되어 이를 출력하여 혼자 비밀스럽게 간직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순수한(?) 의도에서 만들어진 작품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