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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
김경일 지음 / 바다출판사 / 199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새로운 시각과 의견을 만난다는 것은 참으로 즐거운 일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당연하게만 여겨왔던 여러 가지의 유교적 관습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이 책을 읽기 전 유교란 부모님께 효도하고 나라에 충성하는 즉 인간다운 삶을 사는데 있어서 중심이 되는 근본적인 동양사상이라고 해석하고 있었다. 그러나 저자의 시각을 만나게 되면서 조금씩 유교에 대한 문제의식과 비판적인 생각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항상 정답 찍기,점수,등수 올리기에 혈안이 되어 또 다른 방식의 생각과 대안을 없을까? 라고 되묻지 않고 항상 선생님이 말씀해 주신 답 외에는 정답이 없다고 살아온 것이 우리 세대의 모습이다.
심지어 의사소통이 주 목표가 되어야 할 외국어의 학습마저도 시험을 통과하기 위한 하나의 통과의례(점수)로만 공부를 해 왔기 때문에 실제 외국인과의 대화는 한 마디도 못하는 꿀먹은 벙어리만 양산해 온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또한 옛 사람의 경전과 글에만 치우쳐 토론이나 문제제기를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숨이 막힐 것 같은 수직적이고 상명하달식인 의사소통구조, 상상력과 위트를 용납하지 않은 엄숙주의, 간판, 명문대를 선호하는 패거리의식,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권력에 오르기만 하면 모든 것이 무마되고 미화되는 조선조때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한탕주의적 속성 등등 실로 한국사회의 발전을 더디게 하는 여러 가지 유교적 폐해들을 다시금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물론 도발적인 제목에서도 볼 수 있듯이 유교의 역기능적인 측면에 지나치게 촛점이 맞춰진 점도 있으나 정말 가슴이 후련한 신선한 충격을 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