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너편 섬
이경자 지음 / 자음과모음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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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자 작가의 단편집 <건너편 섬>에 실린 8개의 단편들은 연관이 없는 듯하면서도 묘하게 닿아있는 느낌을 준다.

 

갸웃~

처음엔 이야기 속 인물들이 여기 나왔던 조연이 저기 나오고 나오고 나오고의 연결인가? 했는데.. 일부는 그렇고 일부는 그렇지 않았음에도 뭔가 자꾸만 연결의 끈이 드리워진 느낌이었달까.

그건 아마도 현대사를 거쳐온 그들의 '외로움' 때문이었을 지도 모르겠다.

 

한국 현대사의 변화와 아픔을 거쳐와야만 했던 인물들이 그 안에서 세상과 소통하지 못하고 홀로 인내하고 홀로 갇혀 섬을 이루고 있는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그 모습들이 비극적이고 치열하다는 느낌보다는 비극이었지만 그게 현실이었고 살아가는 삶이었다는 것, 아니 그 속을 살아 헤쳐갈 수밖에 없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어서 뭐랄까 기존에 같은 사건과 상황을 바라보던 시각과 조금은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이 인간을 온전히 이해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싶다.

남은 물론이고 온전히 자신조차도.

때문에 남에게 이해받지 못하고 상처받은 마음은 자신만의 섬을 만들고 섬 속에 가두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서로 소통하지 못하기에 서로 상처주고 상처 받는.

 

책 속의 인물들은 한국의 아픈 현대사 속에서 상처받고 치유되지 못한 마음을 지닌 채 오래도록 자라지 못하고 있기도 하고, 그 상처 준 상대들을 마주하거나 혹은 잃고서야 자신 안의 상처와 사랑을 깨닫게 되기도 한다.

더불어 현대화로 인한 이기와 단절 등이 이야기 되면서 상처와 고독과 단절을 이해 해가기도 한다.

그저 살아지는 그모습 그대로.

 

조금은 씁쓸하고 조금은 아팠던 것 같다.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상대를 이해하고 나 자신을 이해시키고픈 마음이 남아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었다.

내가 만들어 놓은 섬에서 저 건너 보이는 다른 이들의 섬까지 어떻게든 다리를 놓고 소통해야 하는 게 아닐까... 각자의 외로움과 상처는 존중하되 이해하려 노력한다면 조금은 덜 아파지지 않을까.. 뭐 그런 생각들이 들었던 것 같다.

단편이지만.. 이래저래 생각을 좀 많이 하게 하는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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