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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 아베를 쏘다
김정현 지음 / 열림원 / 2014년 8월
평점 :
베이징에서 하얼빈으로 향하는 열차 안.
국제회의에서 자국의 이득을 챙길 요량으로 홀로 튄 일본 총리 아베는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깜짝 놀라 겁을 집어먹는다.
흰 옷을 입은 어딘가 낯이 익은 듯도 한 상대가 자신을 해할 의도가 없음을 알자 그와의 대화에서 늘 자신이 주장하던 바를 억지를 써가며 능글맞게 주장한다.
1909년 10월 26일. 백년도 더 이전의 그날.
하얼빈 역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났던가.
일본의 괴수라 할 수 있는 이등을 안중근이 사살한 것이다.
그리고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던 사나이 안중근이 지금 나타나 아베에게 현재의 상황과 일본의 대표로서의 입장 등에 관한 토론을 벌인다.
그리고.. 반성하지 않는 그를 향해 또다시 권총을 뽑아든다.
과거와 현재.
거의 같은 상황.
어떻게 처리되고 어떻게 받아들여질 것인가.
그 이야기를 다룬 소설이다.
그런데......... 음........... 난 솔직히 이 글이 소설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죽은 과거의 영웅을 불러내 현재를 징벌한다.
판타지를 빌어왔다.
하지만........ 소설이다~라고 하기엔 의문이 많이 든다.
평전과 작가의 이상의 그 사이??
(6분의 5는 평전과 작가의 논평이, 나머지는 현실에 격분한 작가의 이상이 판타지로 좀 과할정도로 펼쳐진 것이 아닌가 싶은 글이다.)
조금은 어정쩡한 느낌이다.
작가가 흥분한 점, 작가가 말하고 싶은 점, 그것이 무엇인지는 대략 느껴진다.
그러나 글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안중근 의사 과거 의거와 뒷부분에 새롭게 이어진 글의 균형이 한쪽으로 많이 묵직하게 기운 느낌이라 소설로써의 완성도엔 아쉬움이 많다고나 할까.
과거의 안 의사의 의거와 재판과정, 의연한 자세 등은 그 안에서 따로 생명력을 지니고 있지만 ‘소설’이라는 느낌보다는 ‘평전’이라는 인상이 강하고, 와닿는 감동이나 느낌들도 소설의 그것이라고 보긴 좀 힘들다.
그리고 후반부의 현재에서의 재판과정과 결과는 ‘너무나’ ‘이상적’이어서 오히려 전혀 그럴 듯하지 못하다는 인상이 더 강했다. ‘그럴 듯한 이야기~’가 되어야만 소설로써의 매력이 살 터인데, 그렇지 못해서 아쉬운 마음이 클 수밖에 없었다.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 일본에 대한 꾸짖음. 우리 스스로 세계 정세 속에서 우리를 제대로 지켜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옅은 비판이 닮긴 글이어서 ‘의도한 바’에 관해서는 고개를 끄덕이고 생각해 볼 여지가 많으나, 소설로써의 완성도만을 두고 말하자면 너~~~~~~~무나 이상적인 상황 설정으로 재미나 완성도가 많이 떨어진 글이 아닌가 감히 이야기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