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 헤세의 사랑 - 순수함을 열망한 문학적 천재의 이면
베르벨 레츠 지음, 김이섭 옮김 / 자음과모음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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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교양 필수 명작 쯤으로 꼽히는 <데미안>, <수레바퀴 아래서>와 <싯타르타>, <유리알 유희> 등의 소설로 유명한 독일의 작가 헤르만 헤세.

헤르만 헤세의 사랑을 주제로 담은 전기문?!!쯤 되겠다 싶은 책이 <헤르만 헤세의 사랑>이다.

표지의 띠지 사진 덕분이었을까..

좀 낭만적인 사랑을 기대했던 나에겐 솔직히 "에엑?!!!!!! 이게 무슨?!!!"이라는 소리가 절로 나오게 한;;;;;;;; 참 이해해주기 싫은 사랑이 아닌가 싶다.

사랑 지상론자까지는 아니어도

사랑이란 상대를 이해하고 서로를 나누는 것이라고 여기는 나에겐 상당히 '충격적'인 사랑이었다.

헤르만 헤세의 세 번의 결혼과 두 번의 이혼.

자신에게 헌신적이고 너그러우며 많은 일을 혼자 커버하며 헤세가 작품 활동에 지장이 없도록, 또 헤세의 자유분방(!)하면서도 위태로운 정신을 지켜주기 위해 최선을 다했던 첫 번째 부인 사진작가 마리아 베르누이.

세 아이를 키우며 건강에 문제가 생기고 이로 인해 헤세와 골이 생겨 오랜 별거에 들어간다.

이혼도 하기 전에 22살 어린 소녀에게 꽂힌 헤세. 그를 숭배하는 성악가 루트뱅거와 오래도록 사귀다 결혼한다.

그리고 또다시 파경.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노년에 접어든 헤세가 10대 때부터 자신을 열렬히 바라 본 열성적인 팬, 유부녀 미술사학자 니논 아우슬랜더와의 오랜 관계를 유지하다 결국 결혼에 이르게 된다.

그후, 노벨 문학상을 받고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이야기를 사랑했던 여인들을 중심으로, 또 주고 받은 편지와 다른 사람들과의 편지글과 증언등을 통해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다.

글쎄......... 이 책을 읽고 나서는 그저 한숨이 나왔달까.

내가 천재와 살고 있지 않은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 라는 생각을 제일 먼저 했다.

요샛말로 유리멘탈인 헤세.

유아적이고 상당히 이기적인 모습들에 읽는 내 속이 이런데 같이 산 여자들 속은 어떨까 싶은 생각이;;; ㅡ.ㅡ;;;;;;;;;;;;;;;;;;;;

헤세에겐 참 다행인건지, 그를 떠받들어 옹알이까지 다 받아주려고 노력한 여인들하고만 살았다~라는 생각이;;;;;;;;;;;;

그나마 나이들어서 좀 유~해지니 '인간답게'느껴지지 그 이전까지만 해도 '헐;; 이건 뭐?!!" 이런 소리가 절로 나왔다.

애 셋 딸린 부인에게 모든 걸 맡기고 자신은 홀로 자유로왔던 헤세.

정신에 병이 들어(가만보니 정신병이라기 보다는 우울증에 가깝지 싶은;;) 치료를 위해 떠나야 하는 첫부인에게 툴툴툴 불만 투성이인 이 남자를 어찌 바라봐야 하는건지;;;

어린 소녀의 상큼함, 젊음을 탐한 듯한 헤세의 모습. 성적인 면에선 오히려 방치를 하고 철저히 버려두어서 한없이 좌절하고 힘들었을 두번째 부인.

그리고 역시나 자기 본위로, 자신의 필요나 외로움에 의해 의지하고 사랑한다 이야기했지만 여전히 들끓는 변덕으로 쪽지로 접견 유무를 전달해서 만났던 세번째 부인.

아......... 정말 말이 안나온다.

대체 그의 매력이 뭐였길래 이 여인들은 이렇게 자신의 모든 것을 그를 위해 깔아만 줬을까.

그녀들은 하나같이 능력있거나 똑똑한 여인들이었다는 점에서 더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부인에게도, 아이들에게도 한없는 방치를 일삼던 헤세.

자신이 방치되는 것은 죽어도 못참으면서 어찌그리 가족에 대한 배려가 없는지;;;;;;;;

읽으며 여러 번 속을 끓인 책이 아닌가 싶다.

(어쩌면 읽다가 성질을 버릴 수도;; 특히나 여성이라면;;;; 쿨럭;;)

전기적인 글인 이 책을 보면서

그저 죽고나면, 혹은 나라에 크게 기여해 상이라도 타고 나면, 혹은 유명인이라면 '어릴 때부터 엘레트의 코스를 걷고 인성적으로도 훌륭하며 나라에도 큰 기여를 하고 어마어마하게 완벽한 인간이었다~'라고 적어서 늘 뭔가 불만스러웠던 대부분의 우리나라 위인전들과는 다른, 정말 홀라당 깨버릴 정도로 속을 까발린 여러가지 모습들 덕에 제대로 '인간적'인 전기 책을 본 것 같다는 생각은 든다.

그 점 만이 높이 사주고픈 점이랄까.

읽는데 힘겨웠다. 나처럼 느린 책읽기를 하는 사람에겐 도를 닦는 고행의 시간이 될 수도 있는 책이 아닌가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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