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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고 싶다 - 2014년 제10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이동원 지음 / 나무옆의자 / 2014년 5월
평점 :
‘살고
싶다’는 독백을 자기도 모르게
뱉으며 씁쓸함을 보이곤 밤 경계근무를 서러 가는 ‘나’ 이필립은 제대를 반년정도 앞
둔 수색대 말년의 상병(병장 진급에서 미끄러진
상병)이다.
하지만 후임병들에게조차 인정받지 못하고 무시
당하고 있다. 그 이유는 부상으로 인해 자대 배치
후 군병원에서의 4개월짜리 입원을 두 번이나
다녀옴으로 인해 생긴 잦은 공백과 그로 인한 적응 실패도 한 몫을 했고, 부상은 아직 다 낫지
않았으나 그저 꾀를 부리며 아무것도 한 것 없이 제대줄에 서 있는 사람으로 취급 받는 등의 문제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바로 잡으려거나
변명하려하기 보다는 그저 견디어 보려는 중일 뿐이다. 혼자. 사회에서의 자부심과 자존감은
모조리 다 잃어버린 부적응자의 모습으로.
그러던 어느날 나를 찾아온 기무사 박 대위에 의해
다시 병원으로 보내진다. 병원에서 만나 마음을 조금은
나누었던 친구, 정선한 병장의 자살의 이유를 알고 싶어하는 숨겨진 권력자에 의해서.
그리고 그곳에서 더 깊게 마주치는 모순과 억압과
이기, 진실과
오해, 인간의 추악함 등을 통해
인간의 내면을 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살고 싶었던 욕망과 살아야만 하는 이유-그
모든 것을 견뎌내고 더 단단해지고 더 자신이 원하는 바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용기를 얻는-를 찾게 된다.
최근 말년병장의 총기난사사건으로 시끄러운데 어쩐지
읽으면서 이래저래 그 사건을 안떠올리긴 힘들었다. 뭐 물론 피해자라고
해도, 그는 남을 죽이는 것이 아닌
자신을 죽이는 것으로 끝을 냈지만.
상명하복. 군대를 말하면 떠올릴 수밖에
없는 단어. 그리고 그런 특수한 상황들
속에서 벌어진 일련의 일들을 추리하고 밝혀내는 과정을 통해 인간의 사악함, 나약함, 이기심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선함, 강함 등을 보여주고
있다.
잘 읽히면서 동시에 여러 가지를 생각해보게 하는
글이다.
재미있다.. 라고 표현하기 보단 문제적
작품이니 한번쯤 보았으면 좋겠다~라고 표현하고
싶다. (물론 내겐
재미있었다. 그런데 이런 문제를 다룬
책을 재미만으로 단순히 표현한다는 건 어딘지 안맞는 것 같아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