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비, 왕 위의 여자 - 왕권을 뒤흔든 조선 최고의 여성 권력자 4인을 말하다
김수지 지음, 권태균 사진 / 인문서원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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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평범한 사람이지만.. 역사에는 '내가 좀 무식한 게 아닌가' 싶은 약간의 콤플렉스를 지닌 사람이다. 그래서 최근들어 이렇게 하나의 주제로 묶은 역사 관련 도서에 관심이 더 많은 사람이기도 하고.

이 앞에 읽은 책이 '조선의 왕'에 관한 책이었기에,

그리고 그 이야기 속에 권력 싸움을 하는 무서운 여성들의 모습이 은근 배어나와서,

아,, 이런 여성들을 주제로 묶은 책이 있음 재밌겠다 여기고 있던 차에 읽게 된 책이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내가 기대했던 것과는 좀 거리가 있지 않나..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 책은.. 포지셔닝이 애매하다. 인문교양서인가 개인 논문인가.

책을 읽으며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책의 내용 자체를 쉽게 풀지 못해 너무 어렵게 읽었다는 점이다.

어려운 문헌들을 그대로 가지고 온 것까지는 좋은데 그것을 푸는 언어가 조금 더 쉬웠어야 하는데, 다들 알고 있겠거니 여기는지 그냥 쭈욱, 계속 넘어간다. 어려운 단어나 용어(특히나 대부분 한자의 조어들이고 옛 언어들이라 문장에 적용해서 이해하고 넘어가기 참 어렵다;)들이 각주 없이 대부분 그냥 흘러간다. 부록이나 사전조차 없어서.. 이건 읽으면서 사전을 찾아가며 봐야하나 심각하게 고민하게 만든다.

역사를 쉽게, 주제별로 흥미롭게 접근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많이 어렵게 느껴지고 딱딱하게 느껴질 것이다. 앞서 읽은 책과 겹치는 내용이 제법 많았기에 흐름을 놓치지 않은 것이지, 이렇게 어려운 문장을 그대로 옮겨다 놓은 덕에 중간 중간 집중력이 계속 흐트려 가독률이 떨어졌다...;;;;

논문이야?!!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다듬어진 느낌보다는 거친 느낌이 강하다.

근거자료를 제시하고 이야기를 끌어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읽는 이들이 이해하고 흡수하고 응용하기 위해서 한 번 더 의역(?), 어쨌든 현대 용어들로 풀어내는 수고를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크게 남는다.

실록 제시 후에 그것을 풀어서 이야기하는 부분조차도 너무 어려운 용어들 투성이라 온통 브레이크가 잡힌다.

거기다 4명의 대비 이야기를 하는데, 이야기의 도입은 드라마 같이 쓰였다가, 갑자기 얼굴을 확 바꿔서는 실록 들이 쏟아지고 딱딱한 이야기와 어려운 단어들이 아무 설명도 없이, 너 이거 정도는 알고 있지~ 이러면서 마구 쏟아져 나온다. 갑자기 단계가 드라마에서 전공 논문으로 훌쩍 뛰어넘은 듯해서 그 이야기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뭐지?!!'하는 당황스러움이 찾아왔다. 하나의 이야기 안에서도 전혀 다른 장르의 글이 놓여있는 느낌이라, 한 명의 대비를 이야기하는데 하나의 이야기로 뭉쳐지지 못한 느낌이다.

그나마.. 앞의 두 대비(정희왕후와 인수대비)보다는 뒤의 두 대비, 정순왕후와 순원왕후의 이야기가 그나마 조금 더 쉽게 쓰여서 읽고 이해하기가 수월했다. (아무래도 정순왕후의 이야기는 정조와의 이야기등을 쓰면서 제법 많은 페이지를 할애해 이야기를 풀었기에, 그야말로 '풀어서' 쓴 덕분에 드라마가 논문으로 변하는 절차가 아닌, 조금은 편하게 다가온 부분이 아닐까 싶다.)

나는.. 책이 좀 더 쉽게 쓰였다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차피 어려운 이야기를 제대로 공부할 사람은 실록을 볼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작가가 공부한 방식을 그대로 쫓아가고 보여주는 느낌이라.. 일반적인 수준인 나에겐 좀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 마치 우등생이 기본적인 건 다 안다고 뛰어넘고 딱 그 부분에 필요한 것만 설명하면서 '아니 이걸 왜 도대체 이해를 못하는거지?'하면서 쳐다보고 있는 느낌이었달까..;;;

재미있고 흥미로운 주제임에도, 그 주제의 맛을 살리지 못하고 있는 듯해서 여전히, 쭈욱~ 아쉬울 것만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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