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코쉐이크 1
차해성 지음 / 청어람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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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림.

스무 살의 여름. 5년간의 짝사랑이 세세히 기록되어 있던 다이어리를 잃어버렸다. 경악스럽게도.

그런데 그것을 주은 사람이 하필이면 짝사랑의 상대와 같은 과 동기. 이건 또 무슨 놀라 자빠질 일인지.

그런데 더 기가 막힌 건 다이어리를 돌려받으러 간 자리에서 나랑 사귀자.”는 말도 안되는 소리만 듣고 돌아왔다. 물론 거절했지만.

막무가내로 일상을 치고 들어오는 그가 싫다. 더디고 더디고 더디기만한 자신의 속도와는 너무도 다른 그. 자신감이 넘치고 흐르는 건 좋은데 왜 날 자꾸만 건드리냐고. 그냥 웅크리고 있고만 싶은데 상처를 아주 제대로 까발려주신다.

아프다. 싫다. 그가 너무 싫다.

하지만 어느새 일상을 비집고 들어와 기억을 차지해버린 그.

정말 싫기만 했던 걸까.

하지만 두렵다. 짝사랑만도 이리 아픈데 대놓고 누군가의 마음을 받아들인다는 게.

하지만 빠져든다.

느려서 갑갑하지만 그저 기다려주는 그에게 조금씩 가려고 한다.

그런데... 그와는 너무 멀다. 좋아하게 됐는데, 이렇게 좋아하게 됐는데...

어렵게, 너무나 깊게 받아들인 그이지만, 사랑하지만, 사랑하게 됐지만, 그 한 마디 제대로 해주지도 못하고 떠나보낸다.

너를 보내고 어떻게 살아갈까. 아픈 상처가, 기억이, 감각이 석화되기를...

너를 사랑하고, 너를 잃고 어른이 되었다.

 

 

이 글은 사람을 잘 믿고, 순수하고 여리기만 했던 세림의 짧지만 강렬했던 젊은 날의 첫 연애에 대한 이야기이다.

두 권이라는 짧지 않은 이야기 속에는 세림의 성장이 나온다. 진정한 사랑을 통해 겁 많고 움츠리기만 했던, 그래서 사랑 앞에 가기를 두려워했던 아이가 여인이 되는 모습을 담고 있다.

기존의 로설과는 좀 차별화되는 느낌이다. (기존의 로설이라면 이런 부분이 많이 집약되어 나오고 재회 후에 다시 사랑하는 이야기까지 모두 하나로 묶어 나오는데 반해서 이 책은 먼저 출간된 <초코라떼>에서 그 결말을 미리 보여주고 과거의 이야기를 지금에서야 쏟아놓는다.)

이 책만 보자면 로맨스가 결론이 안나고 왜 이래~라고 할 수도 있을 듯하지만, 이 책을 읽는다면 당연히 <초코라떼>를 찾아 읽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두 달간의 이야기를 두 권으로 써서 제법 세세한 편임에도 지루하지 않다. 중간에 아주 살짝 지루해질까 싶은 부분에서도 다시 기존의 페이스를 잘 찾아가서 두 권을 끊지 않고 편안하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전체적으로 잔잔한 글이라 볼 수 있다. 뭐 남주의 입장에선 끓지만. ㅎㅎ

위의 소개글은 일부러 세림의 입장에서만 썼다. ^^ 그래야.. 남주의 입장은 뭔지 궁금할테니까. ㅎㅎㅎ

나름 재미있게 읽은 듯하다. 할 일이 많아서 바로 <초코라떼>를 달려주지 못하는 마음이 그저 아쉬운 걸 보면 말이다. ㅎ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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