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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점영일의 확률
박지영 지음 / 청어람 / 2014년 3월
평점 :
아무런 사전 지식 없이 주문하고 읽게 된 책이라
제목의 저 0.01의 확률이 뭘 말하는 건지 전혀 모르고 잡았던 책이다.
유전자 검사에서의 가족일 가장 높은 확률 99.99%.
그리고 그 나머지 0.01%.
주인공 길예원에게는 그 0.01%가 전부였던 삶이다.
내 99.99%에게도 참 무심한 나에게 살짝은 충격적일 정도로
어떻게 저렇게 충실하게, 최선을 다해서 가족을 지키고 사는 걸까 싶은
정말 열심히 온 마음을 다해 사는 예원이.
피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마음으로 이어진 그 0.01%를 온 몸과 마음을 다해 사랑할 줄 알았던 예원은
가족인 유경의 친부가 유경을 찾아옴으로써 가족 모두를 잃게 된다는 두려움에 떤다.
그리고, 땡깡부리듯이 부여잡는다.
그쪽이 99.99퍼센트 가지시고요.
.......... 나한테
0.01퍼센트 줘요.
백퍼센트는 아니란 거잖아!
나도 영점 영일만큼 유경이 가족이야!
나도 영점 영일만큼의 확률로 유경이 가족이라고!
........ 나도
데려가요.
아........... !!!!
온 힘을 다해 충실히 살았던 예원이에게 0.01%는 정말 모든 것이었구나... 느껴지는 부분이 아닐 수 없었다.
그리고 시작된 기묘한 동거.
15살의 유경에게 어느날 갑자기 나타난 34살의 젊은 아빠 한경.
유경의 혼란과 한경의 쉽게 다가서지 못하는 어려움.
그리고 그 옆에서 그것을 지켜보며 조마조마해 하는 스물일곱의 예원.
그리고 그것을 함께 바라보게 된 한경의 사촌 현강.
그들이 하나의 가족이 되는 모습이 보는내내 참 예쁘게 다가온 소설이다.
최선을 다해 살아온 예원이 예뻤고 사랑스러웠으며
어리지만 동시에 어른스럽기도 한 똑똑한 유경이 사랑스러웠으며
자신의 과오를 솔직하게 바로잡고 변화해가는 한경이 편안해지는 모습이 보기 좋았고
예원의 옆에서 때론 까칠하게, 때론 다정하게 빠짐없이 챙기며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고 때론 시샘하는 현강이 보기 좋았다.
아픔도 시간의 흐름과 사랑, 굳셈으로 이겨내는 모습으로
웃음과 동시에 눈물도 준
예쁜 글이다.
마음까지도 웃게 할 수 있는. ^^
개인적으로는 내 마음을 마구 잠식해서 지진을 일으켰던 작가의 전작 <그 오후의 거리>가 더 취향이기는 하나, 이 책은 또 이책
나름의 색으로 또다른 사랑이야기를 예쁘게 만들어 낸 것 같아 작가와 글에 대해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다음 작도 곧 나올 거라는데.. 기대하게 된다.
또 어떤 모습의 사랑을 이야기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