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오후의 거리
박지영 지음 / 청어람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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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읽고 난 후에도 두손을 얼굴에 덮고 막 울고 싶어지는, 그런 글이었다.

그들이 함께 있음에도...

 

 

여운이 진하게 남는다.

 

그들의 사랑이 아팠고 상황이 너무 쓰라렸다.

왜 그들은 사랑할 수 없는 거지?!!! 알면서도 따져 묻고 싶었다.

 

폭풍눈물은 아니지만 눈동자 가득 차오르는 눈물을 매달다 몇 번을 떨구었는지 모른다.

 

아,다행이다.

늦지 않게 은성이 돌아와서.

 

어긋나 있던 그들의 사랑이, 감춰져 있던 그들의 홀로이 삮였을 사랑이

현재의 사랑에 하나로 합쳐져 연결되고

다시 시간이, 다시 사랑이 하나로 흐르기 시작하면서 나도 행복할 수 있었다.

 

아, 나는 소설에 푹 빠졌구나.

아, 나는 이 사랑에 너무 깊이 빠져버렸구나.

 

앞으로의 그들이 어떨지 걱정스러우면서도 그들이 돌아왔던 시간에 비례한 그들의 단단해짐을 믿기에,

더욱 굳게 그 사랑을 지켜나가리라 믿고 안심하려 한다

 

Thank's to.. 작가님 & 이 책을 소개해주신 님. ^^

 

 

-------------------------------------------------------------------------  위의 글은 순전히 나의 감성이 쓴 글이고.. ^^;;

 

감성에 허우적대던 어제를 지나 오늘은 조금 거리를 두고 몇 가지를 덧붙여볼까 한다.

 

이 글은상당히 간결한 문체로 인물의 심리를 이야기하고 있다.

 

군더더기 없고 아주 간단하다. 하지만 문장이 쉽지는 않다.

조사를 생략한다든가 아니면 몇 개의 심플한 것으로 몰아 사용한다든가(예를 들면 '~에'와 '~에서'가 거의 모두 '~에'로 표기되어 있다.) 하고 있어 때로는 상당히 중의적인 느낌을 주고 있다.

그래서 어찌보면 참 친절하지 않은 글이기도 하고, 어찌보면 참 많은 뜻을 내포하고 있는 글이기도 하다.  (어?!! 이게 의미가 맞아?!! 이러고 다시 읽어보면 또 다른 의미로 뜻이 다 맞게 전달되는 묘한 경험을 여러번 했으니 말이다. ㅎㅎ;; 사실.. 난 이은성님의 <동의보감>같이 물 흐르듯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읽히는 문장을 좋아하는 편인데도, 이 글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뭔가 살짝 묘하고 비밀스러운 느낌?!! 어쨋든 매력있다.)

 

또 사물의 의인화를 통해서 인물의 심리를 대변하고 있는 점도 재미있었다.

화자인 여주가 아프다, 슬프다 부르짖는게 아니라

바라보는, 바라보이는 정경들이 반대로 덤덤히 감정을 입고 화자를 보면서 이야기 하고 있어

그 모습을 통해 '아, 여주의 마음이 이렇구나~ '하며 자연스레 느낌을 전달받고 있다.

 

 

또 이 글은 행간을 읽어야만 하는 서정적인 느낌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그 내면의 격정이 읽는 이를 더 애달프게 하곤 한다.  

조용하고 말을 많이 아끼는 남녀 주인공이었지만 그들의 내면은 부글부글 끓고 있었기에 정적인 느낌으로 포장된 그 안에 뭔가 더 못견디겠는 무엇이 있었던 듯하다.

 

화자인 여주는 그저 덤덤히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읽는 나는 아주 찬찬히 끓어오르고 아팠던 것 같다.

 

쉬폰 케잌 속에 꽉 차게 스며든 커피처럼,

겹겹이 젖은 휴지의 무게에 짓눌린 심장처럼

버겁게, 힘내어 견디며 같이 힘들어 했던 것 같다.

 

그 덕에 글이 끝나고도 마음을 달래고 다스려야 했으니 말이다. ^^;;;

 

글과 적당한 거리를 두고 상당히 객관적으로 잘 읽는 나여왔음에도,

이번 글은 그러지 못했던 것 같다.

(그렇다고 주인공과 동일시 했던 건 아닌데도.. 감정전이가 커서.. 가라앉히고 다스리는데 좀 어려움이 있었던 것 같다.)

 

 

참 마음에 드는 글이다.

좋아하는 이들에게 추천해주고픈 글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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