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비포 유 미 비포 유
조조 모예스 지음, 김선형 옮김 / 살림 / 201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참 잘난 남자 윌,

능력 재력 지성 외모 등 모든 면에서 탁월했던 남자가

어느 하루의 비극으로 신체의 자유를 잃는다.

그로인해 잃을 수밖에 없는 대부분의 것들. 그 가운데서도 존엄에 대한 충격이 가장 컸으리라.

자신을 너무나 사랑했고 자신의 능력을 너무나 잘 알고 발휘할 줄 알던 사람이었기에 먹는 것, 입는 것, 씻는 것, 심지어는 싸는 것까지 자신의 손이 아닌 남의 손을 빌려야만 한다는 사실을 쉽게 적응하고 수용하기 힘들었으리라.

 

그런 그 집안에 고용된 윌 전용(?) 도우미 루.

독특하고 수다스럽고, 자기 안에만 갇혀 안주하려던 그녀가 실직을 계기로 6개월 계약으로 그 앞에 섰다.

냉소적이고 삐딱하고 시니컬하기만 한 남자를 지켜보기 위해 고용되었으나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이라 밖으로만 멤돌던 그녀. 

 

그래도 시간은 간다도고, 심술궂고 시니컬하지만 지적이고 때론 재미있는 말상대가 되는 그에게 서서히 적응해갈 무렵 우연히 알게 되는 6개월 계약의 비밀.

 

마음의 상처와 충격으로 일을 포기하려던 그녀는 마음을 다잡고 새로운 방향으로 일을 이끌기 위해 남은 기간 여러가지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려 고군분투한다.

 

그리고, 그것이 이루어졌다고 여기고 믿었던 마지막에 이르러 그것이 한낱 기대였음을 알게 된다.

 

이것은 그의 선택. 또다른 마음으로 '함께'이길 원하는 그와 그녀.

 

 

이것은 그들의 마지막과 또다른 시작에 관한 이야기이다.

 

 

 

죽음에 대해 참으로 민감한 나는, 역시나 막판에 좀 울었다. ㅎㅎ ^^;;

그러나 표지에서만큼 폭풍 눈물까지는 아니었고^^; 그저 꽤 울었다 정도?!! ㅎㅎ

 

음....... 읽을 때는 별 생각없이 읽었던 것 같은데,

하루쯤 지나 생각해보니 이건 '사랑'에 가장 큰 포인트가 들어 있는 이야기라기 보다는

'선택'과 '존엄'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민약, 나 역시 그런 상황이었다면,

극한의 상황에서 나는 무엇을 택할 것인가,

 

내 선택을 내 스스로 확신할 수 있을까.

 

조금쯤은 복잡해지는 기분이다.

 

그는 그의 선택을 확신했을까 하는 의문과 함께 아마도 2년이라는 시간이 확신을 갖게 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책은 전반적으로 재미있게 읽었다. 그렇지만 좀 아쉬운 면들이 몇몇가지 보이는 것 같다.

 

우선은, 지나치게 세세한 묘사들 덕분에 이야기에 집중되어야 할 것들이 자꾸만 흐트러지려고 했다는 점. ^^;;  그 점이 가장 아쉬웠다.

스토리 설정과 전개상 묘사가 많아야 할 이야기이기는 하나, 많아도 너~~~~~무 많다는 게 문제.;;

아주 조금만 깍아냈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뭐 원문을 읽을 능력이 안되니 번역본에 대한 느낌임을 이야기해 둔다. ^^;;)

 

또 초반부엔 살짝 짜증스러운 여주(예전의 그 안이할 정도의 평이함을 추구하고, 취직과 관련해서는 불평 불만이 많은 듯 느껴지고, 가족에 관해서는 바보같이 손해만 보면서도 말을 못하는 등등)의 행동이 내겐 참 매력없이 다가왔던 것 같다.;

중후반을 넘어서야, 윌로 인해 변화하기 시작하고서야 매력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해서 책에 집중할 수 있었던 점은 좀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내가 누군가에게 권한다면 아마도 이유는 이것들 때문일 거라고 생각한다.

 

윌이라는 남자가 처한 상황들에 대한 고민과 생각.

누구나 한번쯤 생각해보면 좋지 않을까.

 

남자 주인공의 매력.

심술궂고 괴팍한 듯하지만 상처받은 야수를 보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그 야수는 상처받았음에도 아름다웠고 매력적이었다.

또 그 매력이 자신 하나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상대를 변화시키고 상대에 의해 변해가면서 더 호감있게 변해서 기쁘기도, 또 더욱더 가슴 아프기도 했다.

 

또 하나, 생각해 보게 되었던 문제.

 

사랑의 완성은 무엇일까.

이 또한 이 이야기를 읽고 나서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하는 여자의 부탁을 들어준다?!!

그 후로도 행복하였습니다 땡땡땡?!!!

 

인생은 그렇게 소설처럼 늘 행복한 꿈만 꿀 수 없는 것이기에

그의 선택이 더 변함없었을 수도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녀는 그를 사랑했다.

그리고 그 역시 그녀를 사랑했다.

아니, 그녀보다 훨씬 이전부터 그녀를 사랑했고 더 많이 사랑했던 게 아닐까.

 

그래서 그 남자가 남기고 간 사랑의 씨앗이 자라서

그녀의 새롭게 시작된 꿈 안에서 또다른 모습으로 살아가게 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프지만, 아름다운 이야기였다.

동시에 생각이 많게 만들어준 이야기이기도 하다. ^-^;;; ㅎㅎㅎ

 

 

덧> 난 이 부분에서 처음으로 찌릿~ 찡-하기 시작했다.

"그저..... 빨간 드레스를 입은 여자를 데리고 콘서트에 다녀온 남자로 있고 싶어요. 그냥 몇 분만 더." 라는 윌의 말이 내게 윌의 마음의 변화와 아픔을 동시에 잘 보여주기 시작했던 부분이 아닌가 싶다.

 

덧2> 이름이 잘못된 부분이 있네요.

247p. '네이선이 조심스럽게 네이선의 휠체어를 밀고 좁은 우리 집 복도로 들어왔다.'

알다시피 네이선이 아니라 ''이 되어야 한다.

 

덧3> 교정볼 때 조금 더 신경을 썼으면.;.

514p.마지막 줄 ' 화장실에 들어가 변기에 를 했다.'

'토'는 명사가 아니다. '토하다'의 어근일 뿐. (많은 사람들이 이런 실수를 범하는데, 교정자가 이런 걸 놓쳐서는 절대 안된다.)

고로, '변기에 토했다.' 혹은 '변기에 구토를 했다.'로 바뀌어야 옳은 문장일 것이다.

이 뒤에 또다시 토하는 장면에서는 '토했다'라고 표기되어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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