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만져 주는 여자
김성연 지음 / 파피루스(디앤씨미디어) / 2013년 9월
평점 :
품절


프로야구 최고의 투수 강선우.

원인을 알 수 없는 허리 통증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팀의 성적은 바닥을 치자 마음이 초조해진다.

원인을 알아야 치료도 하지 싶어 갑갑하기만 하던 그는 지인의 소개로 통증을 잘 잡는다는 요가 강사에게 개인강습을 받기로 한다.

믿져야 본전이란 마음으로 시작한 개인강습.

그런데 이 강사라는 여자 철저하게 벽을 치고 친근하게 다가서는 선우를 무안하게 한다.

 

아름다운 외모에 서울 출신의 요가 강사 우진.

통증은 잘 잡지만 사회성과 친근함이 필요한 스포츠센터에서 근무하면서도 철저하게 사람들과의 관계를 차단하고 사는 미스테리함을 지니고 있다.

그 미스테리함 때문인지 어떤지, 오히려 알게 모르게 소문 속에 파묻혀 있는데..   

그런 그녀에게 강선우의 허리를 치료해달라는 윗선(?)의 압박이 담긴 개인강습이 들어온다.

철저하게 수업만 하자. 개인적인 관심이나 친근함의 표시조차 받아들이지 않고 상대를 떨쳐내는데..

 

그녀에게 치료를 받으면서 그녀에게 끌리는 선우.

그리고 드러나기 시작하는 그녀의 상처들.

 

거짓된 소문이 사람을 얼마나 난도질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황들 속에서

여린 상처를 그저 혼자 감싸안고 견뎌온 그녀에게

용기를 주는 선우.

그러나.. 용감하게 그것을 받아들이기엔 그녀의 상처가 너무나 큰데............

 

 

 

치료하고 치료 받는 사랑이야기이다.

신체적인 상처는.. 선우가 우진에게, 가슴의 상처는 우진이 선우에게..

그렇게 서로가 서로를 치료하고 보듬어가는 이야기로

작가의 전작들처럼 '따스함'이 가장 크게 와닿는 글이다.

 

악의적인 소문에, 가족들에게서도 소외되고, 친구들에게도 버림받고, 사회적으로도 매장되다시피 한, 그래서 마음의 문을 닫고 사람에게 다가서는 것을 거부하는 여자와

좋은 환경에서 잘 자라 긍정적이고 친근하고 따스한 남자가 만나 사랑하면서

여자가 조금씩 용기있게 나아가고, 잘못된 것을 바로 잡고, 그리고 자신이 닫아버렸던 마음 때문에 다른 사람의 마음도 받아들이지 못해왔었음을 깨달아가는 이야기이다.

 

선우의 사촌형인 동우의 이야기처럼(사촌형의 사랑 이야기는 '나의 공주님'으로 이미 출간되었다.) 진을 보고 자신의 부인이 생각났다던 것처럼, 읽는 나 역시도 뭔가 참 아파보이는 두 여주인공에게서 공통점이 느껴졌다. 수많은 상처로 껍질 안에 숨어버린 모습이 닮았달까.

반면 동우의 사랑은 지고지순하면서도 반면 집착(!)적으로 보이는 면도 있었던 데 반해서, 선우의 사랑은 집착보다는 자기 확신에 찬 모습이어서 그야말로 좋은 집에서 잘 자란 도련님의 모범적인 사랑 답안지를 본 느낌이 든다. ㅎㅎ;;;

누가 키웠는지 참 잘 키웠군~ 뭐 이런 생각이 들었다고나 할까. ㅎㅎㅎ (노친네처럼;; ㅎㅎㅎ)

 

마지막에.. 여동생이 보낸 편지는.. 힐링캠프를 보는 듯한 느낌.. 이 들었다.

선문답 속에 답이 있는..  ^^;

내 개인적으로는 동생이 참 미웠지만;; 그래도 가족이기에 그 상처는 잘 마무리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따스하고.. 잔잔한 글을 선호하는 분들에게 권하고픈 사랑이야기이다.

 

근데.. 사실.. 밤 늦게 붙잡고 진도도 쑥쑥 나가서 밤 새서 쭈욱 읽어버린 책인데

다 읽고 나니 의외로 리뷰가 잘 안써져서... 방황했다;;

따스하게 보듬는 사랑의 모습이 보기 좋았지만 '각인'이라는 면에서는 조금 약하지 않았나 싶다.

그렇다보니.. 선뜻 읽은 글에대한 이야기를 하기가 어려웠던 것도 같다.

그리고.. 전작들과 늘 비슷한 호흡이라(누나팬닷컴을 제외하곤^^;) 독자로서 좋으면서도 아쉬움이 남는다. 다음에는 이야기를 조금 더 길게 풀어주셨으면.. 하는.. 마음도. ^^;;; (뭔가 살짝 아쉬웠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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