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퍼스트 미닛 - 단 1분 안에 원하는 것을 얻는 대화의 공식
크리스 페닝 지음, 김주희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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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일상적인 업무와 대화에서 의도를 명확히 밝히고 간결하게 소통하는 구체적인 공식을 제안한다. 책에서 제시하는 핵심은 프레이밍인데, 이는 맥락과 의도, 핵심 메시지를 명확하게 제시해서 대화의 틀을 잡는 방식으로 상대가 정보를 받아들일 준비를 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먼저 맥락은 타인에게 주제를 알림으로써 효율적인 대화를 할 수 있게 한다. 말하면서 가끔 느끼는 건데 생각보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을 상대도 알고 있으리라는 가정으로 인해 주어나 목적어를 빼놓고 얘기할 때가 있는 것 같다.

의도는 뇌의 정보처리 방식을 변화시킨다고 한다. 조언이 필요한지 결정이 필요한지 명확히 알려야 한다. 그래야 청자가 올바르게 해석하고 대응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핵심 메시지는 전달하고 싶은 가장 중요한 메시지를 뜻한다. 상대가 그래서 뭐? 라고 말하지 않도록 먼저 전달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 책에서 실전이라는 이름으로 제시되는 과제들을 통해 평소 주고받던 메일을 점검해서 프레이밍의 세 가지 요소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확인하며 나의 소통 습관을 객관화할 수 있었다. 그러고보면 근래 AI를 사용하면서 느끼는 것인데 그들은 구조화를 참 잘 해주는 것 같다. 말을 두서없이 적어도 특정한 카테고리에 따라 딱딱 정리해서 답변을 돌려주기 때문에 편안하게 느끼는 것처럼 타인과 대화할 때 요소들에 대해서 잘 구분해서 정리해 볼 필요가 있겠다.

1분 안에 요약하지 못할 정도로 복잡한 문제는 없다, 라는 말을 듣고 좀 한 대 맞은 기분을 느꼈는데, 당연한 말이면서도 평소에는 그렇게 간결하게 표현하지 못했던 것 같아서 반성을 하게 되었다. 또한 이러한 메시지들을 정리해서 전할 때에도 청자가 들을 수 있는 시간이 있느지, 대화해도 괜찮은 상황인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태도의 측면까지 짚어주어서 좋았다. 한동안 근처에 두고 자주 들여다보게 될 것 같은 책이다.

#도서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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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척학전집 : 훔친 철학 편 - 알고 있으면 척하기 좋은 지식의 파편들 세계척학전집 1
이클립스 지음 / 모티브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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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인간의 삶을 관통하는 세 가지 핵심 질문인 '우리는 무엇을 알 수 있는가(진리와 인식)',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윤리와 정의)', '나는 누구인가(자유와 실존)'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읽기 스타일에 대해서 처음부터 순차적으로 읽는 정석적인 방법 외에도 현재 나를 괴롭히는 질문부터 찾아 읽도록 하는 문제중심 독서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이제까지의 철학서와는 다르게 순서를 마음대로 읽도록 안내하는 것이 흥미로워서 이번에는 그렇게 읽어보았다.

평소 윤리와 정의의 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하곤 하던 터라 가장 먼저 펼친 것은 역시 칸트의 정언명령이었다. ‘네 의지의 준칙이 언제나 동시에 보편적 입법의 원리가 될 수 있도록 행위하라’는 가르침은 어떤 외부의 강압이나 보상 때문이 아니라 스스로 세운 도덕적 법칙에 따라 행동하는 인간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심리학에서도 콜버그의 도덕성 발달 단계라는 것이 있는데 법이나 관습을 넘어서서 양심의 명령을 따르는 것을 가장 높은 단계로 돈다는 점이 칸트와 일치하는 바가 있어서 흥미롭게 생각한다.

다음으로 펼쳐본 것은 니체였는데 근래 아침마다 니체의 질문에 답하는 책을 읽고 있어서 그런지 더욱 친근하게 느껴졌다. 대부분의 철학자들이 그렇듯이 니체의 철학 역시 심리학적인 통찰과도 맞닿아 있어서 흥미로웠다. 니체는 절대적인 진리라는 허울을 벗겨내고 인간의 '해석'에 주목하고 있는데, 도식과 같이 우리가 세상을 바라볼 때 어떤 렌즈를 끼고 있는지 그리고 그 관점에 따라 세계가 어떻게 재구성되는지를 논하는 과정이 닮아 있었다.

어려운 용어의 나열 대신 친절한 예시와 직관적인 그림을 곁들여 자칫 딱딱할 수 있는 철학적 담론을 일상의 언어로 풀어낸 점이 좋았다. 이후로도 뭔가 고민이 있을 때마다 고민에 맞닿은 주제가 있는지 한 번씩 펼쳐보게 되었는데, 떠오르는 고민에 대해 철학자들의 목소리를 빌려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흥미로웠다. 앞으로 세계척학전집이 시리즈로 나온다고 하는데 다음 책도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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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 삶의 언어가 될 때 - 고요히 나를 회복하는 필사의 시간
김종원 지음 / 큰숲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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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단순히 문장을 옮겨 적는 행위를 넘어, 읽고 사유하고 필사하고 답한다는 과정들을 통해 철학을 마음 안에 깊이 가져가도록 한다. 괴테의 성장의 도구, 니체의 마인드셋, 그리고 비트겐슈타인이 강조한 수준높은 언어라는 세 가지 부제는 삶을 지탱하는 중요한 축들을 고루 짚어준다. 필사단 활동을 할 때마다 느끼는 것은 필사단이라는 이름으로 다른 사람들과 호흡을 나누는 과정이 무언가 연대감을 선사하며 필사를 이어갈 수 있는 동기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괴테와 니체의 문장은 서로 다른 결로 내면의 성장을 자극한다. 괴테가 끊임없이 더 나은 인간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성장의 도구적 지혜를 건넨다면, 니체는 자신의 운명을 사랑하며 매일 스스로를 가다듬을 수 있는 근원적인 태도를 일깨운다. 흔히 접하는 부드럽고 따뜻한 위로보다는 정신이 번쩍 들 정도로 날카롭게 파고드는 니체 특유의 말들을 좋아하는데, 나태해진 마음을 다잡고 현실을 직시하게 만드는 데 매우 효과적인 자극제가 되어주었다.

비트겐슈타인의 철학은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가 곧 삶의 지평을 결정한다는 사실을 다시금 일깨운다. 최근 좋은 기회가 생겨서 비트겐슈타인의 책을 꼼꼼히 읽어볼 수 있었는데 사용하는 언어의 수준이 곧 그 사람의 세계관과 삶의 질을 대변한다는 통찰이 흥미로웠었다. 필사를 통해 한 글자씩 정성껏 옮겨 적는 과정은 단순히 지식을 습득하는 행위를 넘어 나의 언어가 가닿을 수 있는 한계를 확장하고 사유의 깊이를 더하는 즐거운 시간이 되어주었다.

철학자의 말들은 누구의 말이든지 간에 자신의 내면을 다독여서 한 발짝이라도 더 앞으로 가는 느낌이 들어서 달갑다. 단순히 책을 읽고 흘려 지나보내는 것이 아니라 필사로 마주할 수 있어서 더욱 기쁜 시간이었다. 필사하는 날마다 마음이 닿는 페이지에 멈춰서 필사해 보았는데, 어느 문장이든지간에 자신을 다독일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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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로의 살아있는 생각 라 클래시크 시리즈
헨리 데이비드 소로.시어도어 드라이저 지음, 김은영 옮김 / 윌마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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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로는 자연을 향한 고독한 사색이 세상을 창조한 영적인 힘과 조화를 이루게 한다고 믿었다. 그에게 있어 옳고 그름을 가르는 기준은 차가운 이성과 논리를 넘어선 직관에 있었다. 그는 직관과 자연과의 깊은 교감을 통해 사유를 확장했으며, 문명화된 사회의 소음에서 벗어나 홀로 깊은 숲으로 들어감으로써 자신의 내면을 더 선명하게 마주했다. 이러한 고독한 사색은 단순히 외로움을 견디는 것을 넘어서서 존재와 접촉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 책에서 그가 바라본 자연은 강인하면서도 모호하고, 아름다우면서도 두려움이 없는 존재로 표현된다. 자연은 인간의 어떤 계산이나 의도에 휘둘리지 않은 채 스스로의 법칙에 따라 움직이며 뜻밖의 감동과 넘치는 생명력을 우리에게 선사하는 것 같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자연은 성급하게 움직이지 않으며, 모든 변화는 조용하고 천천히 일어난다는 말이었다. .

감각을 깨우고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살아가라는 소로의 가르침은 요근래 자주 서평도서에서 만나곤 했던 마음챙김과 연결되는 부분이 있어서 흥미로웠다. 생을 온전히 살아간다는 것은 단순히 숨을 쉬는 것이 아니라 세상과 접촉하고 삶의 여러 부분을 생생하게 느끼는 것이다. 소로는 이 책을 통해 복잡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무엇이 진정으로 가치 있는 삶인지 묻는 것처럼 보인다.

또한 소로는 사회가 일방적으로 주입하는 보편적인 성공의 척도나 관습적인 기준이 아닌, 자기 내면 깊은 곳에서 울려 퍼지는 진실한 욕구를 따르도록 안내한다. 타인의 시선과 사회적 속도에 맞춰 정신없이 바쁘게 살아가다 보면, 정작 나라는 존재의 본질을 지탱하던 소중한 가치들은 어느새 흐릿해지기 마련이다. 소로의 문장들을 이정표 삼아 사유의 깊이를 더하다 보면 대지에 깊숙이 뿌리를 내린 나무처럼 흔들림 없는 삶의 가치들을 확립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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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무시하는 사람을 무시하는 법
유상우 지음 / 넥서스BOOKS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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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타인의 무례함에 쉽게 흔들리는 이유는 아마도 자기도 모르게 생겨난 착하게 굴어야 사랑받을 수 있다는 강박과 관계의 단절을 두려워하는 높은 거절 민감성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미움받지 않기 위해 선택한 침묵은 결국 내면에 억눌린 분노가 쌓이게 하고 결국 관계가 깨지게 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자책을 멈추고 '내가 미움받을까 봐 두려워했구나'라는 자기이해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을 비난하기보다는, 충분히 들여다보고 내 마음의 경계가 어디까지인지를 확인해야 한다는 뜻이다.

많은 사람들이 선량함과 자기희생의 경계를 헷갈려 하는 것 같다. 하지만 자기희생이 전제된 관계는 결코 오래 지속될 수 없다. 자기희생이 지속되더라도 어차피 틀어질 관계라면, 두려워하기보다는 적절한 경계를 세우는 것이 오히려 더 좋지 않을까. 겉으로는 평화로운 척하면서 속으로는 혼자 분노하는 상태에서 벗어나서 자기존중과 타인존중 사이의 균형을 잘 잡아야 비로소 만만한 사람이 아니라 존중받는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는 자기진단, 상대진단, 대처법, 자기단련이라는 4단계 과정을 제시한다. 인상깊었던 말은 '말로 지지 않는다는 것은 상대를 공격해 이기는 것이 아니라, 내가 무엇을 지키려는지 잊지 않는 능력이다'라는 말이었다. 그리고 상대의 요구에 즉각 승낙하기보다 '생각해보고 말씀드릴게요'라고 대답하며 짧게라도 시간을 갖고, 거절을 할 때에는 이유를 길게 설명하지 않는다는 점도 유념할 부분이다.

결국 지향해야 할 지점은 냉정함과 다정함 중 하나를 선택하는 이분법이 아니라, 경계가 분명하면서도 유연한 상태인 것 같다. 자신만의 경계를 가진 사람은 흔들린 후 제자리로 돌아오는 회복의 시간이 짧다. 타인에게는 여전히 다정하되 무례함에는 단호하게 대처하며, 스스로를 비난하는 시간을 줄여나가는 것. 그것이 이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자신을 잃지 않고 타인과 공존할 수 있는 마음가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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