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이 삶의 언어가 될 때 - 고요히 나를 회복하는 필사의 시간
김종원 지음 / 큰숲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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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단순히 문장을 옮겨 적는 행위를 넘어, 읽고 사유하고 필사하고 답한다는 과정들을 통해 철학을 마음 안에 깊이 가져가도록 한다. 괴테의 성장의 도구, 니체의 마인드셋, 그리고 비트겐슈타인이 강조한 수준높은 언어라는 세 가지 부제는 삶을 지탱하는 중요한 축들을 고루 짚어준다. 필사단 활동을 할 때마다 느끼는 것은 필사단이라는 이름으로 다른 사람들과 호흡을 나누는 과정이 무언가 연대감을 선사하며 필사를 이어갈 수 있는 동기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괴테와 니체의 문장은 서로 다른 결로 내면의 성장을 자극한다. 괴테가 끊임없이 더 나은 인간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성장의 도구적 지혜를 건넨다면, 니체는 자신의 운명을 사랑하며 매일 스스로를 가다듬을 수 있는 근원적인 태도를 일깨운다. 흔히 접하는 부드럽고 따뜻한 위로보다는 정신이 번쩍 들 정도로 날카롭게 파고드는 니체 특유의 말들을 좋아하는데, 나태해진 마음을 다잡고 현실을 직시하게 만드는 데 매우 효과적인 자극제가 되어주었다.

비트겐슈타인의 철학은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가 곧 삶의 지평을 결정한다는 사실을 다시금 일깨운다. 최근 좋은 기회가 생겨서 비트겐슈타인의 책을 꼼꼼히 읽어볼 수 있었는데 사용하는 언어의 수준이 곧 그 사람의 세계관과 삶의 질을 대변한다는 통찰이 흥미로웠었다. 필사를 통해 한 글자씩 정성껏 옮겨 적는 과정은 단순히 지식을 습득하는 행위를 넘어 나의 언어가 가닿을 수 있는 한계를 확장하고 사유의 깊이를 더하는 즐거운 시간이 되어주었다.

철학자의 말들은 누구의 말이든지 간에 자신의 내면을 다독여서 한 발짝이라도 더 앞으로 가는 느낌이 들어서 달갑다. 단순히 책을 읽고 흘려 지나보내는 것이 아니라 필사로 마주할 수 있어서 더욱 기쁜 시간이었다. 필사하는 날마다 마음이 닿는 페이지에 멈춰서 필사해 보았는데, 어느 문장이든지간에 자신을 다독일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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