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디톡스 - 도파민 중독에서 주의력 저하, 불안까지 디지털 과부하로부터의 해방
폴 레오나르디 지음, 신솔잎 옮김 / 더퀘스트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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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디톡스_폴 레오나르디

디지털 소진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혹자들이 말하듯이 무조건적인 기기 사용시간 차단이나 제한이 아니고 주체성을 가지고 유용한 도구를 잘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라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기술과 어떤 관계를 맺을지 고민하고 능동적으로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근본적으로 재정립하게 해 준 값진 책이었습니다.

저자의 경험과 실험 결과들을 결부지어서 설명하고 있어서 읽는 내내 흥미로웠습니다. 기억에 남는 것은 너무 많은 선택지가 있으면 오히려 의사결정이 피로해진다는 연구 결과인데, 수많은 정보가 범람하는 디지털 환경에서 왜 쉽게 피로감을 느끼게 되는지 알 것 같았습니다.

책에서 제시된 디지털 디톡스를 위한 여덟 가지 규칙들도 옆에 노트를 두고 직접 쓰면서 실제로 적용해보려고 노력해 보았습니다. 쉽지는 않더라구요. 그래도 명확한 방향성을 알게 되었으니 현장에서 어려움을 겪는 내담자들에게도 안내하고 자신에게도 잘 적용해 보고자 합니다.

단순히 통상적인 정보를 제시하는 책들이 시중에 많이 출판되어 있는데, 전문성에 대해서도 점수를 많이 주고 싶습니다. 학부 시절 배웠던 인지심리학 내용들을 다시 보게 되는 것도 즐거웠습니다. 정말 공부가 많이 되었습니다. 너무 중요한 내용이 많아서 인덱스도 최근 읽은 책 중에 가장 많이 사용했던 것 같아요. 눈에 보이는 곳에 두고 잊어버릴 즈음마다 한 번씩 다시 읽고 정신 차리려고 합니다.

🔖베크만과 마즈매니언의 연구는 디지털 기기가 도리어 자율성의 모순을 불러온다는 점을 보여준다. 기기들 때문에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주어진 일을 할 수 있지만, 언제든 접근과 응답이 가능해야 한다는 부담 또한 안긴다. 이런 지속적인 접근 가능성은 일과 개인의 삶 사이 경계를 흐릿하게 해 스트레스와 소진을 유발하고, 전반적인 웰빙 수준이 낮아졌다고 느끼게 한다.

🔖집에서든 일터에서든 기기를 의도적으로 사용하고, 그 행위들을 기반으로 무언가를 향해 나아간다는 기분을 느끼면 활력이 생긴다. 그러면 끝없는 전환과 추론, 무의미한 시간 낭비와 그로 인한 부정적인 감정이 불러오는 소진에서 벗어날 수 있다.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는 디지털 도구 일체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기술과 어떤 관계를 맺을지 다시 생각하는 것이다. 정보의 수동적 수신자나 혁신의 맹목적인 추종자가 아니라 자신의 디지털 경험을 이끄는 능동적인 큐레이터가 되어야 한다.

🔖우리가 의지하는 도구들이 너무나 벅차게만 느껴지고 결심이 무색하게도 스크린에 강력히 사로잡히는 날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실패를 뜻하지는 않는다. 그런 사실을 인식하게 되는 매 순간을 다시 조정하고, 바로잡고,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큰 주체성이 우리 안에 있음을 다시 한 번 상기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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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의 마음 공부 - 소란과 번뇌를 다스려줄 2500년 도덕경의 문장들
장석주 지음 / 윌마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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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의 마음공부_장석주

이 책은 노자의 도덕경이 품고 있는 깊은 가르침을 저자의 삶의 경험과 연결 지어 풀어낸 사색적인 에세이입니다. 단순히 고전의 해설에 그치지 않고, 복잡한 현실 속에서 흔들리는 현대인의 마음을 다독이는 것처럼 보입니다.

노자의 가르침 중 가장 좋았던 부분은 도의 속성을 물에 비유하여 설명하는 대목이었습니다. 물은 모든 것을 거스르지 않고 유연하게 흘러가며, 스스로 낮은 곳을 찾아 채우고, 굳은 바위마저 오랜 시간 동안 마침내 깎아냅니다. 이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굳이 힘을 다투어 억지로 부딪히거나, 날을 세워 저항할 필요가 없음을 가르칩니다. 때로는 부드럽게 순응하고, 스스로 겸손히 낮은 자리에 머무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지혜이며, 세월 속에서 변하지 않는 강인함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되새겼습니다.

사람들은 남들이 정한 기준과 비교 속에서 끊임없이 서두르고 경쟁하며, 정작 자신의 내면이 원하는 바를 돌아볼 여유를 잃어버리고 있습니다. 노자의 마음공부는 이러한 맹목적인 질주에 잠시 멈춤의 가치를 부여합니다. 분주한 삶의 궤도에서 벗어나 스스로의 삶을 깊이 사유하는 시간을 가져야 비로소 내면의 고요를 찾고, 세상의 헛된 기준에 휘둘리지 않을 힘을 얻게 됩니다.

내 삶의 주어는 나 자신이며, 외적인 성취보다 중요한 것은 내면의 평화와 충족임을 되새기게 합니다. 잠시 여유를 가지고 흐르는 물처럼 유연하고 겸손하게, 그러나 끈기 있게 나의 길을 꾸려나가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만든 귀한 독서였습니다. 좋은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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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살리는 다정한 말
수정빛 지음 / 부크럼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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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살리는 다정한 말_수정빛

읽는 내내 감탄했습니다. 현장에서 만나게 되는 내담자 모두에게 빌려주고 싶은 책입니다. 상처로부터 살아남은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것은 놀랍게도 다정함입니다. ‘외상 후 성장’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겪지 않았다면 가장 좋았겠지만, 이미 겪은 일을 경이롭게 이겨낸 사람이 갖게 되는 다정함을 천천히 읽어내렸습니다.

사실 현실이라는 것은 늘 그렇습니다. 합리적이거나 이성적이지 않고 때로는 왜 이런 일이 나에게 생기는지 불공평하고 화가 나기도 합니다. 나이를 먹을수록 받아들이게 되는 것은 세상의 본질인 것 같습니다. 어떤 인과도 억하심정도 없이 그저 그렇게 흘러간다는 것을 알고 현재에 충실하는 것이 지금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본분이라는 것을요.

때로는 차갑게 느껴지는 세상에서 사람들은 하나의 온기만으로도 마음 안의 등불을 꺼트리지 않고 꽤 오랜 시간을 버텨냅니다. 저자의 다정함을 나누어받아, 저도 한동안 연료 없이 등불을 밝힐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의 내년 다이어리 표지에 적혀있는 문구는 ‘날선 밤을 넘어, 다정함으로’ 입니다. 힘들었던 한 해를 마무리하는 지점에서 좋은 책을 만나게 되어서 정말 반갑고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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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시작하면 잠들 수 없는 세계사 - 문명의 탄생부터 국제 정세까지 거침없이 내달린다
김도형(별별역사) 지음, 김봉중 감수 / 빅피시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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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을 때에는 서문을 꼼꼼하게 읽는 편입니다. 저자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기도 하고, 앞으로 어떤 내용이 전개될지 명확해지기 때문입니다. 이 책의 저자는 과거의 역사로부터 오늘에 이르는 통찰을 갖게 될 것을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명확한 목적의식이 독서 여정을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습니다.

이 책은 지리, 자원, 종교, 자원, 욕망이라는 5가지의 영역으로 역사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책의 장점은 명확했습니다. 역사 속 인물들의 대사를 통해 그들이 처한 입장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도록 돕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도와 삽화, 사건 도표를 통해 설명하고자 하는 내용을 시각적으로 더 이해하기 쉽게 합니다.

순식간에 읽어내렸습니다. 다행히 자야할 시간이 되기 전에 다 읽을 수 있었는데, 왜 제목에 잠들 수 없는 세계사라는 표현을 썼는지 알겠더라구요. 수월하게 읽어나갈 수 있어서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그리고 이제까지 본 세계사 책들보다는 조금 더 근현대사의 내용들을 다룬다고 느꼈습니다. 역사적인 흐름을 되짚어보며 현재에 이르기까지 러시아-우크라이나, 이스라엘-팔레스타인과 같은 최신 이슈를 다루는 과정에서 충분히 이해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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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뇌는 부모의 태도를 기억한다 - 아이의 뇌에 상처 입히는 부모들
도모다 아케미 지음, 이은미 옮김 / 퍼스트페이지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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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제시하는 ‘멀트리트먼트(maltreatment)’ 개념을 중심으로 뇌 발달과 트라우마의 관계를 연구를 바탕으로 매우 정교하게 다루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특히 많은 책들이 치료 기법까지 다루지 않거나 오래된 치료 모델만 제시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이 책은 EMDR을 포함해 현재 임상 현장에서 사용되는 최신 치료 기법들을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어 인상적이었습니다.
임상 현장에서 종종 마주하는 문제 중 하나는, 내담자들이 자신의 경험을 ‘진짜 학대받은 아이들에 비하면 나는 별거 아니다’라고 스스로의 고통을 가벼운 것처럼 치부하는 경향입니다. 저자는 이러한 심리적 역동이 왜 생기는지, 그리고 그것이 결코 ‘사소한 상처’가 아니라는 점을 설득력 있게 설명합니다.
특히 양육자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아이가 느끼는 고통, 그리고 부모 세대를 넘어 3대에 걸쳐 전이되는 심리적 상흔을 다루는 방식은 전문적이면서도 섬세합니다. 고통을 병리적으로만 바라보지 않고, 인간 발달의 맥락 속에 놓인 현실적 경험으로 이해하려는 저자의 태도 덕분에 책 전체가 따뜻한 울림을 줍니다.
무엇보다 희망적인 메시지는 적절한 치료를 받는다면 회복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트라우마는 삶의 어느 순간에서도 다시 촉발될 수 있지만, 치료는 그 반복되는 악순환을 완화시키며 앞으로의 삶의 궤도를 바꿀 수 있습니다. 이 책은 그 사실을 임상적 근거와 실제 사례를 통해 차분하게 보여줍니다.
트라우마를 경험한 이들뿐 아니라 그들을 돕는 전문가들에게도 이 책은 과학적 근거와 임상적 감수성을 동시에 제공해 줄 것입니다. 만약 이 글을 보시는 분들 중 심리적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분이 있다면, 가능한 한 빨리 치료적 도움을 받기를 권합니다. 회복은 생각보다 더 현실적이고, 더 가까이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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