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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양동이
모리야마 미야코 글, 쓰치다 요시하루 그림, 양선하 옮김 / 현암사 / 2000년 8월
평점 :
주인 없는 노란 양동이를 발견한 여우는 가지고 싶던 양동이였기 때문에 그걸 주워 자기 것으로 하고 싶다. 한편, 남의 물건을 내 것으로 만드는 건 잘못된 행동이기 때문에 선뜻 주울 수가 없다. 친구들에게 의논해서 한시적으로 기다려보다가 주인이 안 나타나면 여우 것으로 하기로 결정하고, 매일 주인이 나타나나 안 나타나나 기다린다. 여우 것이 되기로 한 날, 양동이는 사라지고 갈등은 이렇게 해결이 된다.
이 책을 읽어주는 연령에 대해서 누군가는 만 3세 이전이라는 헛소리를 하던데, 이 책은 '소유'와 '남의 물건은 내 것이 아니라는 기초 도덕관념'이 어느 정도 탑재되기 시작한 연령에게 읽어줄 책이다. 이런 기본 개념이 없는 아이라면 이 책에서 말하는 게 뭔지 전혀 이해를 못하고, 여우가 왜 갈등을 하는지 모른다. 그냥 가져가면 될 것을 왜 고민을 할까, 이렇게 생각하겠지.
결말에서 여우는 양동이가 사라진 걸 알고, 그나마 며칠 동안은 내 것이었다고 생각하며 위안을 삼는다. 아마 속마음은 갈등을 일으키던 양동이가 사라져서 다행이라 생각했을 게다. 양동이가 여우 것이 되었다면 전혀 말도 안 되는 이야기가 되었을 것이고, 양동이 주인이 나타났다면 여우는 죄책감이 들어서 이야기가 어둡게 끝이 났을 것이다. 양동이를 사라지게 하는 결말은 약간은 안이하면서도 느슨해서 읽어주는 엄마나 아이에게 안도감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