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만드는 요정 미래그림책 81
시빌 폰 올페즈 지음, 지그린드 숀 스미스 그림, 노은정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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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글을 쓴 시빌 폰 올페즈는 자연과 생명을 사랑하던 사람이었고, 그런 게 이 사람이 쓰고 그린 책마다 깊게 내재되어 있다. 이 책은 사계절의 순환을 뿌리요정들로 의인화해서 표현해서 어린이들에게 계절의 리듬감을 보여주기 좋은 책이다.

이 책의 그림은 시빌 폰 올페즈의 그림을 충실하게 퀼트로 재현했는데, 원작보다 좀더 동적이어서 느낌이 많이 다르다 싶은 부분이 있다. 시빌 폰 올페즈의 그림의 시점은 약간 먼 곳에서 전체를 조망하는 것이라면, 이 책의 퀼트는 좀더 가까운 곳에서 자세히 들여다보는 시점이어서 세세하게 묘사되어 있다.  

요즘 그림책에 비해서 조용하고 차분한 느낌이 있는 책인데, 타이포그래피로 과하게 다이나믹하게 만들려고 한 건 꽤 거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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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귀 공주 베틀북 그림책 48
샤를 페로 지음, 이경혜 옮김, 안느 롱비 그림 / 베틀북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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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은 정말 아름다워서 첫눈에 반했는데, 문제는 내용이다. 엄마가 죽자, 아빠가 결혼하자고 덤비는 걸 아이에게 설명하는 것 자체가 고난이도다. '공주'만 보면 넋이 나가는 아이에게, 그렇지 않아도 엄마보다 아빠 좋아, 이런 말을 태연히 내뱉는 어린 딸에게 절대로 보여주고 싶지 않다. 결국 당나귀 공주가 사랑하는 남자와 결혼하는 해피엔딩만 즐기게 둬야 할까, 역경을 헤치고 남자를 get했다는 걸 강조하며 당나귀 공주의 강한 인내심과 노력을 강조해야 할까?

그래서 초등 고학년이 되어서 사회통념이 어느 정도 탑재된 이후 보는 게 좋을 것 같다. 어려서 뭐가뭔지 모르는 딸래미 눈에야 공주가 예뻐서 맘에 들지 모르지만, 근친결혼 운운은 부모 입장에서는 정말 혐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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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왜 수학을 어려워할까? - 발달신경생리학자가 들여다본 아이들의 수 세계
안승철 지음 / 궁리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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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아이에게 수학을 잘 가르쳐줄 수 있는 비법 소개서가 아니다. 말 그대로 아이들이 왜 수학을 어려워하는 인지심리학적으로 분석하고, 아이의 수 인식이 어떤 과정으로 이루어지는부터 설명한다. 고로 보통의 육아서에 비해 학문적으로 좀더 충실한 편이다. 

아이가 수세기를 배우고, 숫자에 대한 심상이 정립되고, 자신만의 자가 완성될 때까지 숱하게 실수할 것이라고 반복되어 나온다. 그때까지 부모한테 참고 기다리란 얘기다. 누구나 어렴풋이 알고 있는 얘기를 논리적인 증거까지 들고나와 얘기하면 설복되게 마련이다.  

좋은 교사와 나쁜 교사의 예만 봐도, 부모지만 아이의 교사 역할을 해야 하는 나는 어떤 쪽일까 고민하게 된다. 이게 수학만의 얘기가 아니라, 일상 영역 전체로 확대해서 봐도 나는 썩 좋은 훈육자가 아닌 것 같아서 내심 찔렸다. 

아이에게 과욕을 부리는 엄마 마음을 단속하게 되어서, 아이가 어떻게 수학을 배우게 되는지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과정을 알게 되어서, 읽기를 잘 했다. 

이제 수학을 효율적으로 가르칠 수 있는 책을 찾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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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양동이
모리야마 미야코 글, 쓰치다 요시하루 그림, 양선하 옮김 / 현암사 / 200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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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 없는 노란 양동이를 발견한 여우는 가지고 싶던 양동이였기 때문에 그걸 주워 자기 것으로 하고 싶다. 한편, 남의 물건을 내 것으로 만드는 건 잘못된 행동이기 때문에 선뜻 주울 수가 없다. 친구들에게 의논해서 한시적으로 기다려보다가 주인이 안 나타나면 여우 것으로 하기로 결정하고, 매일 주인이 나타나나 안 나타나나 기다린다. 여우 것이 되기로 한 날, 양동이는 사라지고 갈등은 이렇게 해결이 된다.  

이 책을 읽어주는 연령에 대해서 누군가는 만 3세 이전이라는 헛소리를 하던데, 이 책은 '소유'와 '남의 물건은 내 것이 아니라는 기초 도덕관념'이 어느 정도 탑재되기 시작한 연령에게 읽어줄 책이다. 이런 기본 개념이 없는 아이라면 이 책에서 말하는 게 뭔지 전혀 이해를 못하고, 여우가 왜 갈등을 하는지 모른다. 그냥 가져가면 될 것을 왜 고민을 할까, 이렇게 생각하겠지. 

결말에서 여우는 양동이가 사라진 걸 알고, 그나마 며칠 동안은 내 것이었다고 생각하며 위안을 삼는다. 아마 속마음은 갈등을 일으키던 양동이가 사라져서 다행이라 생각했을 게다. 양동이가 여우 것이 되었다면 전혀 말도 안 되는 이야기가 되었을 것이고, 양동이 주인이 나타났다면 여우는 죄책감이 들어서 이야기가 어둡게 끝이 났을 것이다. 양동이를 사라지게 하는 결말은 약간은 안이하면서도 느슨해서 읽어주는 엄마나 아이에게 안도감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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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레의 새 옷 비룡소의 그림동화 93
엘사 베스코브 글 그림, 김상열 옮김 / 비룡소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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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뭐든지 마트 가서 뚝딱 살 수 있는 세상에서 아이들이 물건을 아끼고 절약하기를 바라는 건 어불성설이다. 쉽게 얻었기 때문에 중하게 여기질 않는다. 과거, 뭐든지 손으로 만들던 시절과 달리, 공장에서 대량생산되어 물건의 가치가 달라졌다. 

그래서 이 책이 마음에 들었다.  

펠레가 새 옷 한 번을 얻기 위해 손수 양털을 깎고, 다른 사람들에게 부탁을 해서 양털을 옷으로 만들 때까지, 금전을 지불하지 않고 노동을 한다. 시간을 오래 들여 아이가 일을 하며 옷 한 번을 완성시켰으면 이 옷은 그냥 옷 한 벌이 아니다.  

노동의 가치를 배울 수 있는 좋은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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