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클라라
카트린 로캉드로 지음, 최정수 옮김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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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33살 된 여성 작가가 창녀에 대한 소설을 쓰다니...ㅎㅎ

보통 창녀는 남성 작가들에 의하여 찬미되고 해부되어왔다.

늙은 창녀를 다룬 화제의 소설 '자기 앞의 생'에서는

블로뉴 숲 속에서의 적나라한 매매춘 행위가 묘사된다.

학창시절 이야기지만 도심의 깊은 골목에 위치해 있던 모교 앞에서는 종종 우리가 이해 못 할 해괴한 풍경

이 연출되곤 했었다. 가정집처럼 보이는 비밀 요정에서 밤을 지내고 돌아가는 중년 남자들과 자리옷바람으

로 뛰쳐나와 진한 애정 표현을 하는 여성들이 일찍 등교한 아이들 눈에는 노출되곤 했다.

그런 식으로 염탐한 인생의 추한 일면을 충격으로 받아들이며 어떻게 여자가 자신의 몸을 팔 수 있는 것일

까 하는 의문에 심각해지곤 했었다. 아니 실은 그 몸을 판다는 의미조차 아리송했는지도 모른다.

당시의 나이가 바로 이 책의 클라라가 가출하여 윤락의 길로 접어든 17살 무렵이었다.

어머니를 일찍 잃고 편부와 다툰 후 파리로 무작정 상경한 여자는

얼마 안 가 에이즈로 죽어버린 동료 로즈를 쫓아 길거리에 나서게 된다.

인맥도 학벌도 기술도 없는 여자애가 몰리듯이 선택한 생업이지만

하이에나같이 사나운 폭력배들에 의해 걸핏하면 두들겨 맞고 착취 당하는 짓이기도 했다.

그런 나날이 어느 덧 20년,

그래도 여자는 밤과 정반대인 낮의 자존심을 지키며 책을 읽거나 산책을 한다.

말하자면 매춘은 그녀에게 크로와상과 바게트빵을 얻는 직업이었던 것이다.

어느 밤에 갑자기 작은 기적이 일어난다.

고독한 화가 다니엘이 그녀의 인격을 존중해준 것이다.

육욕에서 벗어난 듯한 남자를 만난 것이다.

아버지를 찾아 떠나지만 아버지는 이미 2년 전에 사망하고 없다.

그러나 인생은 그녀에게 이제 다른 빛깔로 다가온다.

원하지 않는 섹스란 비록 배우자일지라도 여자에겐 징그러운 벌일 것이다. 

그런 짓을 해가며 과연 이나마의 자아라도 살려둘 수 있을까.

잔잔하고 처연한 글 쓰기로 작가는 문단과 언론의 주목을 한몸에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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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혜 2006-10-18 1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튼 정부는 보다 섬세한 사회복지 시책을 펼쳐야만 한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