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섬에 내가 있었네 (반양장)
김영갑 지음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04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오래 전 긴 병을 앓아 폐인이 될 뻔한 나는 간절한 투병기를 볼 때마다 눈물이 앞을 가린다. 더구나 김영갑님은 이제 40대로서 하고픈 일,해야할 일들을 두루 가지신 분이다. 그 분은 자신의 작업에 온갖 희생을 바쳐오기도 했다. 누가 이렇게 살 수 있겠는가.

사진 오직 그 완벽함만을 바라면서 가족도 고향도 버리고 이제 마침내 건강조차 잃었다. 루 게릭병,약도 없는 병이라고 한다. 몸이 튼튼했을 때엔 돈이 없어 필름 한 통,습기제거제,라면 한 봉지가 아쉬웠는데 이제 좀 돈이 생기니 수족이 아파 죽 먹기도 어렵다니...,사진기 만질 힘도 없어졌다니...

그러나 김영갑님은 젖 먹던 기운을 다해 두모악 사진 갤러리를 한라산 기슭에 만들었다. 문화 불모지인 제주도에 사진의 최고 경지가 펼쳐지게 된 것이다.

나는 무엇인가. 이렇게 사력을 다해 무언가 해본 적이 있는지....대한민국 일등 관광지 제주에서 신혼부부 사진만 찍어줘도 부자일 텐데 그는 마라도와 제주도를 오가며 돈 버리는 개인전 출품사진들만 찍었다.

우리에게 사실 사진은 그저 생활의 한 필요였다. 그러나 이제 우리나라에서 사진은 그림 못지 않은 예술장르로 승화되었다. 김영갑님과 같은 분들의 피와 땀이 그 주추를 놓았으리라.

이 책은 말 그대로 백문이불여일견이다. 직접 보시는 것이 독자의 마음밭에 씨앗 하나 떨구리라... 제발 지병이 나으셔서 주위의 소망에 부응하시게 되기를 멀리서 빌고 또 빈다. '야생초 편지'의 황대권님과 제주 문학평론가 안성수님의 서문,발문이 정말 좋다. 진정한 글을 읽은 것같다.

하느님도 이젠 좀 멋진 사람들 좀 행복하게 해주셔야지,현실에서도 좀 편하게 두셨으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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