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게 살아도 성공할 수 있다
데릭 벨 지음, 조영환 옮김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03년 5월
평점 :
절판


하늘빛깔의 시원한 표지와 우리 상식의 허를 찌르는 듯한 제목에 이끌려 읽기 시작하였다. 최근 어느 여론조사기관에서 한국인의 의식 조사를 해봤더니 과반수의 응답자가 '세상은 정의롭지 않으며 교과서는 현실과 별 상관 없다'고 대답하였다는 것이다. 그 기사를 읽으며 쓴 웃음을 금치 못 하였던 이유는 나 역시 마음 깊은 곳에서 그렇게 생각하고 있으며,이런 환경을 아이들에게 물려주어야만 한다는 것이었다. 차라리 학교에서 좀 더 직설적으로 가르쳐야 하는 게 아닐까...!

데릭 벨교수의 이 책을 덮으면서 깨달은 것은 내가 별로 노력하지 않고 너무나 간단히 항복하고 말았으며 사람이란 진짜 공포보다는 상상 속에서 부풀려진 공포에 겁을 먹는다는 해답이었다. 데릭 벨 자신이 본문 안에서 토로하고 있는 바로는 그가 한국전쟁 중 위병장교로 일선 군무 중일때에 참 많은 두려움이 있었는데,짐작하거나 공상하지 말고 맞닥뜨리는 공포에만 대항하자는 깨달음을 얻게 되면서 거의 두렵지 않게 되었다고 한다.

데릭 벨은 1년동안 한국전선에서 군복무를 한 덕인지 흑인의 인권 못지 않게 아시아계 유색인종들의 인권을 미국사회에서 보호해주고 있다. 흑인으로서는 최초였으며 그의 일생 최대의 명예였던 하버드법대 최초의 종신교수라는 영광조차 약자에 대한 부당한 대우를 견디지 못한 그의 양심이 동댕이친 적이 있었다. 물론 신은 그에게 다시 뉴욕대의 강의를 부여하셨다. 데릭 벨은 그 자신의 믿음만큼이나 성서의 '저 들의 백합...'이었던가 보다. 그가 바르게 살아가는 동안 하느님은 그에게 일상적인 소모품들을 베풀어주신 것이다.

한 편 또 나의 시선을 끈 것은 이 책이 두르고 있었던 회청색 띠지의 문안이었다. '노무현대통령과 개혁정부의 인사들,그리고 386세대에게 이 책을 바친다.' 데릭 벨이 열정,신념,용기,도덕적 영감,인간관계,그리고 겸손으로 72살의 생애를 순항해왔듯이,모처럼의 시도가 겸손이라는 후식까지 곁들인 뒷맛 좋은 잔치상이 되기를 바라고 있음이겠다. 비교적 책을 읽는 편인 나는 몸이 불편해진 요즈음에는 도리 없이 더 읽어야 하는데 이 책의 문장이 부드럽고 유려해 기분이 좋았다. 그러고보면 데릭 벨은 7권의 베스트셀러를 저술한 유명작가이기도 한 것이다. 번역자인 조용환교수는 미국 유학 경력이 있으며 해군사관학교와 LG인화원에 근무하였고 현재 용인의 송담대에서 영어영문학을 강의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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