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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푸스 색깔을 사랑한 박쥐 ㅣ 알이알이 명작그림책 41
토미 웅거러 글.그림, 이현정 옮김 / 현북스 / 2016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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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업적에 대해선 정확히 모르지만 이름만큼은 잘 알려진 수학자나 과학자처럼..
토미 웅거러는 그의 작품을 읽어보진 않았지만 세계적인 작가라는 명성 때문에 낯설지 않은 이름이었습니다.
<세 강도>라는 책이 집에 있긴 하였지만.. 제목이 좀 거슬려 아이에게 선뜻 골라주지 못했던 기억을 뒤로 한 채..
색깔을 사랑한 박쥐와.. 유명한 토미 웅거러라는 이름만으로 설레는 마음으로 아이와 책을 펼쳤습니다.
귀여운 박쥐 루푸스와 선명하고 고상한 달빛에 이끌려..
혹시 공작을 부러워 하여 변한 무지개 호랑이처럼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할 줄 알아야 한다는 주제를 품고 있는 것일까 하는 상상을 해 보았습니다.
우연히 자동차 극장에서 상연된 천연색 영화를 보고 빛나는 낮 세상을 동경하던 루푸스는
누군가 두고 간 그림 도구로 신나게 자기 몸을 예쁘게 색칠하였어요.
그런데 이 낯선 루푸스를 본 사람들은 괴물인 줄 알고 총을 쏘아 댔어요.
흠.. 이 장면에서 아이와 전 깜짝 놀랐답니다.
어린이 동화책에 총이 등장한 것도 놀라웠고..
아름답게 꾸몄는데.. 낯설다는 이유로 총구를 들이민 이 장면이..
아이와 저는 도무지 이해 되지 않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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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이라 해야할지.. 나비 채집 학자 타르투로 박사님네 꽃밭에 떨어진 루푸스는
박사님의 보살핌으로 완치되었답니다.
어느 날 흑백 영화를 보던 루푸스는 동굴이 그리워 졌고..
동굴로 돌아간 루푸스는 종종 박사님을 찾아가 나방 사냥을 도와줍니다.
둘 다 정말 행복한 시간을 맞이한다는 해피앤딩이네요.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6/0325/pimg_7195101831389522.jpg)
책을 덮고 아이는 기자가 되어 독서감상문을 작성하였습니다.
그런데 제 머릿속은 뒤죽박죽 정리가 되지 않더군요..
그냥 아름다운 이야기 한편 읽었다 치면 될 듯도 싶은데..
무엇인지 모를 먹먹함에 서평을 써야겠다는 용기도 나지 않았었어요.
그러던 차에 TV에서 <토미 웅거러 스토리>란 다큐를 방영하더군요.
잠깐 광고용으로 지나가는 채널이라 볼 순 없었지만 19금 이란 표시가 되어 있어..
'이건 또 뭐지?' 하는 불편한 감정이 생겼더랬습니다.
하지만 안데르센 상까지 주었을 때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을 터..
토미 웅거러에 주목하기 시작했습니다.
세 살 때 존경하던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2차 대전을 겪은 트라우마를 창작의 힘으로 변화 시키고..
미국에서 성해방과 관련된 운동과 사회 비판적인 일러스트 작업으로 한동안 금서가 되었고..
"Don't hope, cope" (희망하지 말고 대항하라)는 그의 모토는 작품 곳곳에 숨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루푸스의 경우에도 익숙한 어둠의 현실에서 용기내 밝은 낮을 경험하였기에..
다시 돌아온 어둠의 동굴 생활은 그 이전의 동굴 생활과 다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어느 광고의 카피글 처럼 용기내어 시도하지 않으면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그 말이 떠오르더군요.
작가의 생각은 어쩔 수 없이 작품에 반영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선택은 오로지 독자의 몫이 될 수 밖에 없겠지요.
어린이들에게 아름답고 따뜻한 세상의 이야기만 전해줄 것이냐..
아니면 세상의 부조리를 파헤쳐 알려주더라도 결국엔 따뜻한 세상이 온다는 희망의 메세지를 전해 줄 것이냐..
제 아이와 관련된 부분이다 보니 고민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일단 집에 있던 <세 강도>를 읽고, 도서관에 가서 토미 웅거러 책을 모조리 빌려와 아이와 읽었습니다.
아이와 이야기 하며 생각할거리들은 참으로 많았습니다.
그러나 <즐로티>의 마지막 남녀 혼탕의 장면 등은
보수적인 제가 아무렇지 않게 아이의 질문에 대답해 주기에는 연기가 필요했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토미 웅거러는 매력적인 작가임엔 틀림 없는 듯 싶습니다.
한 편의 이야기를 읽고 오랫동안 머릿 속에 잔상이 남는다면 훌륭한 작품이 맞는 것이겠지요.
<루푸스 색깔을 사랑한 박쥐>가 전해주는 메세지는 자라나는 아이들이 깨달아야할 중요한 가치란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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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