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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ㅣ 보림 창작 그림책
윤동주 시, 이성표 그림 / 보림 / 2016년 10월
평점 :

윤동주 시인과 그림에 대한 기대로 손꼽아 기다렸던 작품이었습니다.
얼마전 보았던 영화 <동주>의 영향 때문이었을까요?
그림 속 소년의 모습이 시인 윤동주의 모습을 떠오르게 하여 파랑이라는 색이 너무도 슬프게 다가왔습니다.
머리 위에 고스란히 놓여진 붉은 낙엽은 그나마 희망을 의미하는 것을까요?
어느사이 표지 그림을 분석하고 있는 저를 발견하고선 아차!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시를 즐겨 읽지 않은 가장 큰 이유가 난도질 하듯 시를, 시어를 분석하며 나름의 의미를 찾아내려 애쓰는 작업만을..
그것도 학교 성적을 위해서 읽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윤동주 시인 이름 석자를 떠올렸을 때 저항시, 순수시가 젤 먼저 떠올랐던 것만 해도 이 상황을 증명하는 듯 합니다.
시는 어려운 장르라고 줄곧 생각해 왔습니다.
하지만 책장을 보면 젊은 시절 참 많은 시집을 사서 읽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주옥 같은 명시들은 문학 참고서 속에나 들어가 있고, 대다수 사랑에 관련된 연애시집입니다.
그러나 이런 상황을 부끄럽게 생각하고 싶진 않습니다.
이 시들 덕분에 시가 좋아졌고, 시가 담고 있는 매력을 알게 되었으니까요.
에버랜드 가을 문학 정원에서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윤동주 시인의 시화전을 하고 있습니다.
고흐전을 보았을 때처럼 불빛 속 들려주는 시인의 이야기를 감상하고 싶었지만,
시를 싫어하는 남편과 시를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에게는 곤욕스러운 현장이었습니다.
선뜻 설명할 수 없는 저조차도 너무 답답하여 그냥 스쳐 지나치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래야했습니다.
<소년> 책이 도착하고 아이에게 에버에서 봤던 시인이 쓴 시 중의 하나라 읽어보라 했습니다.
몇 번을 반복하여 읽던 아이는.. "엄마, 이거 무슨 말인지 도무지 모르겠는데.." 합니다.
먼저 읽어보았던 저는 순가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소년>이란 시도 암흑기에 그것도 윤동주 시인이 지었기에, 수많은 숨은 의미를 부여시킬 수 있을 것인데,
이제 겨우 초3인 아들녀석에게 시대상까지 들려주며 내가 배운 시를 학습하듯 읽는 방법을 전수해 줘야 할 것인가 막막했습니다.
선택은 그냥 읽었습니다.
슬픈 음악을 들으면 그 감정을 단박에 알아차리듯, 슬픈 그림과 이야기를 보면 그 또한 단박에 알아차리는 녀석이기에..
시를 화자의 시선 이동에 따라 함께 낭송하며 그려보니..
아.. 소년은 소년 순이를 그리워 하고 있는 것이었구나.. 하고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군더더기 없이 그림책 형식으로 우리 시를 표현한 보림의 발상은 정말 탁월했던 것 같습니다.
적어도 아름다운 우리의 순수시를 시험 현장에서 만나기 전에, 시인과 같은 순수한 마음으로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를 주셨기에..
다른 시들도 이와 같은 형식으로 아이들이 많이 많이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보았습니다.
그림책에 권장 연령이 따로 없듯이, 시 또한 읽는 이에 따라 느껴지는 감정이 달라지므로 해당 연령을 구분지을 필요가 없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